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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회장 김태오 퇴진 압박 거세, 셀프연임 이어 뇌물혐의로 궁지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1-12-07 16: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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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지주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가뜩이나 지난해 말 회장후보 추천 과정에서 ‘셀프연임’ 시선을 받으면서 연임에 성공한 만큼 경영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컸는데 비리 혐의를 받게 돼 정상적으로 경영을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DGB금융 회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630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태오</a> 퇴진 압박 거세, 셀프연임 이어 뇌물혐의로 궁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 노조와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들이 김 회장의 뇌물 혐의를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대구은행지부(대구은행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김 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요구했다. 

대구은행 노조는 “분초를 다투는 엄혹한 경영환경에서 재판과정에서 경영공백이 다시금 발생한다면 DGB금융은 영원히 생존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경영공백은 발생했다고 판단되며 앞으로 벌어질 평판의 추락,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 등을 고려하면 책임 있는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선택지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도 앞다퉈 김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는 6일 성명서를 내고 “박인규 전 행장이 징역형을 받아 대구 망신을 자초한 것이 엊그제인데 이번에는 금융지주 회장과 핵심 임원이 국제적 뇌물 범죄를 저질러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김 회장 등은 일부라도 사실이 명백하다면 즉시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회장직 등 직위도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도 7일 성명서를 내고 “김태오 회장은 퇴진하고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이사회는 비리 관련자들을 중징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대구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던 2020년 4~10월 대구은행의 캄보디아 현지법인 특수은행의 상업은행 인가 취득을 위해 캄보디아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6일 불구속기소됐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노조와 시민단체들의 사퇴 목소리는 시간이 지날 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무엇보다 재판과정에서 발생할 경영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 채용 비리 등 혐의로 2017년 9월 경찰에 입건되고 2018년 3월 사퇴할 때까지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내부 혼란을 겪어야 했고 후임자를 선임할 때까지 경영공백 사태를 겪어야 했다.

게다가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김 회장의 뇌물 혐의와 무관하게 캄보디아 현지법인의 사업 실패와 투자금 미회수도 문제삼고 있다. 

캄보디아 현지법인은 특수은행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본점 사옥을 세울 부지 매입에 나섰으나 불발됐고 이 과정에서 100억 원이 넘는 투자금 가운데 일부가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 노조는 올해 3월 김 회장의 연임이 결정됐을 때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은행장 재임 때 추진했던 주력 사업의 실패로 언론 지면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며 “해외 현지법인 부지매입과 관련해 노사공동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실규명과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으로서는 사퇴 압박 목소리가 커지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김 회장은 DGB금융그룹이 출범한 뒤 첫 외부 출신 회장으로 전임 회장들과 비교해 입지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지난해 말 회장후보 추천 과정에서 ‘셀프연임’ 시선을 받았던 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한 차례 금융지주 안팎에서 신뢰를 잃었던 만큼 다시금 따가운 눈총을 받는 데 부담이 크다. 

DGB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2020년 11월에 다음 회장후보군으로 김 회장과 임성훈 대구은행장, 유구현 전 우리카드 대표이사 3명을 선정했는데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왔다.

임 행장은 대구은행장 임기를 시작한 지 두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고 유 전 대표도 대구 출신 금융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DGB금융그룹에 영향력이 미비한 상황이라 누가 봐도 김 회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3월 주총에서 김 회장은 연임을 확정했고 임기 3년을 부여받았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DGB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외환은행에 입사해 13년 동안 일하다 보람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보람은행과 하나은행이 통합되면서 하나은행 소속이 됐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영남사업본부대표 부행장,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1954년 태어나 대구 경북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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