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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정은보 뿔난 카드사 달래기, 수수료 인하 메우기엔 역부족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1-12-07 16: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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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카드 적격비용 재산정 결과를 앞두고 카드업계에 '규제완화'라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 감소 방어를 위해 사업 다각화를 돕겠다는 것인데 카드업계에서는 실익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593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은보</a> 뿔난 카드사 달래기, 수수료 인하 메우기엔 역부족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

정은보 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여신전문금융회사 대표들을 만나 카드사의 부수업무를 폭넓게 허용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카드사들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정책적 지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는 현재 카드 적격비용 재산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카드 적격비용 재산정제도는 2012년 개정된 여신금융전문법에 따라 3년마다 조달금리, 카드사 운영·관리비, 마케팅비 등 적격비용을 확인해 카드 수수료율을 결정하는 제도다. 올해 12월 안에 카드 수수료 재산정 결과가 나오는데 인하하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은보 원장은 이날 카드사 대표들에게 “여러 업계의 애로사항에 관해 얘기가 나왔는데 첫 번째가 카드 수수료 부분이었다”며 “법령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와 긴밀한 협의 과정에서 그 부분에 대한 결론이 나와야한다”며 카드업계의 수수료 인하 철회 요구에 선을 그었다.

다만 정 원장은 “카드사가 부수업무를 진행할 때 심사를 더 넓은 범위로 신속하게 해주겠다”며 카드업계의 불만을 달랠 방안을 제시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주요 수입원인 가맹점 결제수수료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등 신사업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마이페이먼트는 사업자가 소비자 계좌에 접근해 결제와 송금 등을 지시할 수 있는 사업이다. 자금을 보유하지 않고도 금융기관에 지급 지시를 할 수 있어 카드사에 허용되면 이용자들은 카드사 애플리케이션에서 원하는 계좌를 선택해 바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에 마이페이먼트까지 함께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급 결제 수단에 지급 지시까지 할 수 있으면 종합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개인사업자 서비스로도 수익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사업을 허가를 받으며 데이터 기반 수익원 확보에 나섰다. 신한카드는 고객 카드결제정보와 같은 금융데이터를 익명으로 가공한 뒤 분석해 상권 분석자료, 유통정보 자료 등으로 외부 고객사에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카드도 빅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마케팅 운영 시스템인 ‘스마트 오퍼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 오퍼링 시스템은 빅데이터로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실시간 마케팅 시스템을 말한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부수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보험, 카드 등의 금융회사가 부수업무를 신고했을 때 여신전문업과 관련성을 따져보고 허가 여부를 심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금감원은 그동안 ‘여신전문업과 관련성’을 검토할 때 매우 보수적으로 해석해 왔는데 이 때문에 카드사의 신사업 진출을 막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정은보 원장이 카드사가 본업 외에 다양한 부수업무를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카드사들의 신사업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수업무가 확대되도 당장 카드사가 누릴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카드사 수익은 가맹점 수수료와 현금서비스, 카드론 대출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카드사가 부수업무를 진행하다고 해도 카드 수수료 인하로 발생하는 손실을 메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카드 수수료가 0.1%~0.2%포인트 인하되면 국내 카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5천억~1조3천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이페이먼트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업 등 신사업은 이제 시작단계여서 수익성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카드사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수수료 인하 철회와 빅테크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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