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1-12-07 16: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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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의 소회를 밝히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해야 할 일들이 많다. 기업에 정해진 수명은 없지만 약관 20살의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분명 청년의 나이다. 창업자의 경영철학이 생생하게 전파되고 있고 후배들의 경험이 쌓여 지금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이 미래에셋그룹 창립 20주년이었던 2017년에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1999년 설립돼 20년이 넘는 미래에셋증권 역사에서 회장이라는 직위가 사용된 기간도 2016년 5월부터 2018년 5월까지로 2년여에 불과하다.
2018년 5월 박 회장이 미래에셋그룹 회장 직위만 유지하고 미래에셋증권 회장에서는 물러난 뒤로 4년 가까이 회장 자리가 비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회장이라는 자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미래에셋그룹 창업자인 박현주 회장은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고 전문경영인체제를 정착시켜 미래에셋그룹을 100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박 회장은 2018년 미래에셋증권 회장에서 물러난 뒤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을 맡아 해외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박 회장이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국내사업은 최 회장이 진두지휘한다.
박 회장은 국내 경영을 부회장들의 책임경영체제에 맡기겠다고 선언하면서 스스로 그룹에 끼치는 영향력을 낮추기도 했다.
이를 두고 최 회장을 향한 박 회장의 굳건한 믿음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선이 나오기도 한다.
국내사업을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이 있는 덕분에 박 회장이 해외사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최현만 회장은 박 회장이 1997년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창업할 때부터 함께했다. 사실상 그룹의 2인자로 박 회장의 ‘복심’을 가장 잘 아는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최 회장과 박 회장의 인연은 동원증권(현재 한국투자증권)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원증권에서 최 회장이 평사원이었을 때 박 회장이 부장이었던 것이 인연이 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고 1997년 7월 미래에셋금융그룹 창업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후 25년 동안 힘을 합해 미래에셋그룹을 키우고 있다.
최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와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대표를 거쳐 1999년 12월 미래에셋증권이 출범하자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500억 원이었던 미래에셋증권의 자본금 올해 10조 원을 돌파했다. 자본금 규모만 놓고 보면 200배 규모로 커졌고 국내 최대규모의 증권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25년 동안 미래에셋그룹을 최고의 독립 투자전문그룹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전문경영인 회장으로 승진했다”며 “미래에셋그룹을 전문경영자들이 이끄는 역동적 회사로 만들겠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