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새 대표이사에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이 내정됐다.
삼성SDI는 글로벌 배터리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재무 전문가를 수장으로 맞이한 만큼 공격적 투자에 나설지 주목된다.
7일 삼성SDI는 새 대표이사에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 기존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이사회 의장으로 사업경험을 전수하는 데 힘쓴다.
최 사장은 당장 삼성SDI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 확대라는 임무를 맡게 됐다.
삼성SDI는 그동안 배터리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배터리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설비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예상치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430GWh(기가와트시) 이상, SK이노베이션은 200GWh 이상으로 파악된다.
반면 삼성SDI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공개하지 않고 신중한 투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예상치는 120GWh가량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산업은 자본집약형 산업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일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2025년 기점으로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위 소수기업이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누적사용량 점유율 순위에서 7월부터 6위를 기록하며 5위에서 한 단계 밀리기도 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최 사장이 내릴 삼성SDI 투자 결정이 배터리시장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많은 글로벌 사업에서의 재무관리 경험을 토대로 최근 본격적으로 글로벌 생산설비 투자결정을 시작한 삼성SDI 배터리사업을 확대할 적임자로 점쳐진다.
삼성SDI는 10월 글로벌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하며 글로벌 생산능력 확충에 본격적 투자를 시작했다.
다만 스텔란티스와 협력을 통한 배터리 생산능력은 23GWh에 그친다.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을 통한 미국 생산능력이 향후 40GWh까지 확대될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150GWh 안팎에 이르는 경쟁사 수준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국제회계그룹 과장, 구주총괄 영국(SEUK)법인 차장, 해외관리그룹 부장, 삼성미래전략실 담당임원,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을 거치며 많은 해외사업 경험하고 투자를 결정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전까지 삼성SDI를 이끈
전영현 부회장이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SDI 배터리사업의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면 최 사장은 경영학도 출신으로 해외사업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투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인물인 셈이다.
최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삼성전자 가전사업부에 입사했다.
2007년 상무에 오른 뒤 2010~2014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임원을 지내며 2011년 전무로 승진했다.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임원으로 일했고 2020년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지원실장에 올랐다.
삼성SDI는 “글로벌 사업 경험을 토대로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함으로써 삼성SDI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