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바탕으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시장 공략을 위한 전열을 가장 먼저 가다듬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마이데이터사업 진출 등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에서 역량을 발휘해 왔는데 마이데이터시장을 선점하는 성과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마이데이터 본허가 상황을 살펴보면 모두 52곳 기업이 마이데이터사업 본허가를 받았는데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를 마련하고 전속모델까지 확보한 곳은 하나은행을 포함해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4곳뿐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브랜드인 ‘하나합’을 중심으로 은행, 카드, 증권사, 핀테크 등 4곳 계열사의 시너지를 창출하면서도 각자의 장점을 살려 사업을 추진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12월1일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 시작과 함께 하나합을 공식 출시한다.
하나합 전속모델로는 최근 MZ세대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댄서 아이키씨를 선정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디지털 전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박 행장은 마이데이터사업의 본격적 시작을 앞두고 어깨가 특히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박 행장은 올해 3월 행장이 오르기 전에도 디지털리테일그룹장을 맡는 등 그동안 디지털 전환작업에서 핵심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앞으로 마이데이터서비스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과제이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경쟁도 치열해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게다가 하나은행은 하나카드나 하나금융투자, 핀크 등 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은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하나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성과를 향한 책임감도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박 행장은 마이데이터 브랜드를 미리 마련한 점 등을 다른 시중은행과 고객 선점 경쟁에서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하나은행을 비롯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하며 마이데이터서비스 고객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고객을 확실하게 끌어들일 차별화한 대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몇몇 시중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고객 선점을 위한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하며 수천만 원대에 이르는 경품까지 내걸었는데 금융당국이 사실상 제재에 나서면서 경품 제공 등 고객유치방안에도 제한이 따르게 됐다.
금융감독원은 19일 8곳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마이데이터서비스 마케팅 과정에서 과도한 경품 제공 및 실적 할당 등 불건전 관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은행 담당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박 행장은 마이데이터서비스 고객 확보를 위해 기존 MZ세대 공략도 함께 노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합 전속모델로 댄서 아이키씨를 선정한 데서도 이런 의지가 읽힌다.
박 행장은 넷마블과 손잡고 금융과 게임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MZ세대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