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 NH농협은행 은행장이 영업점에서 잔돈을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놓으며 디지털 전환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권 은행장은 디지털 전환 없이는 디지털시대에 NH농협은행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판단해 디지털 신기술을 금융에 접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8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11월부터 모든 영업점에서 고객이 원할 때 금융거래에서 생기는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이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NH농협은행이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고객은 적립된 포인트를 수수료 납부, 상품 가입, 해외송금 등의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포인트를 보험료 납입, 통장 재발급 등 더 많은 영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방안을 세워뒀다.
2022년부터는 농협 계열사에서도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은 포인트를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에서 상품을 가입하거나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포인트로 전환한 잔돈은 다시 본인의 계좌로 옮길 수 있다”며 “계열사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고 말했다.
잔돈 없는 영업점은 권 은행장이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작업의 하나다.
권 은행장은 올해 상반기에 잔돈 없는 영업점을 디지털 과제의 하나로 꼽아 추진해왔는데 1년도 되지 않은 기간 안에 현장에 적용한 것이다.
권 은행장은 디지털시대에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바라본다.
디지털 전환이 없는 전통적 업무방식으로는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20~30대)를 새 고객으로 확보하기 어렵고 은행의 성장도 보장하기 힘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권 은행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디지털 전환은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다”며 “MZ세대와의 소통,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강화, 빅테크와의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 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 은행장은 잔돈 없는 영업점뿐 아니라 메타버스와 같은 최신 디지털기술을 금융에 접목하려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을 뜻한다.
NH농협은행은 2022년 3월1일 목표로 금융과 게임을 융합한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NH독도버스’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고객이 NH독도버스에서 다양한 게임을 통해 얻은 보상을 금융상품 가입과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권 은행장이 농협중앙회의 손꼽히는 디지털 전문가라는 점도 NH농협은행의 디지털 전환 추진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권 은행장은 2016년 NH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으로 근무할 때 국내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퇴직연금 전용 어드바이저 자산관리서비스인 ‘NH 로보-프로’를 도입해 자산관리서비스를 고도화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응하기 위한 NH농협은행의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도 주도했다.
권 은행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고객중심의 디지털금융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내년에는 고객중심의 초혁신 디지털뱅크 도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