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후 첫 순손실을 본 데다 올해도 계속 경마 관중을 받지 못하면서 축산발전기금 납부는커녕 유보금까지 바닥나 자금 차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마사회의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마장에 관중 입장이 재개됐지만 좌석정원의 50%까지만 운영되는 데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관중 수의 회복세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송 대행으로서는 온라인마권 발매를 위해 더욱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도 보인다.
온라인마권 발매는 마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꾸준히 요구돼 왔다.
2019년 3월에는 김낙순 당시 마사회장이 '온라인 마권 발급을 준비하는 구매건전화추진단TF'를 조직했고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우남 전 마사회장 역시 온라인마권 도입에 힘이 될 회장으로 기대를 받으며 취임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올해 3월 취임사를 통해 “온라인마권 도입과 고객 친화적 환경 구축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0년 초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의 확산은 경마중단을 낳았고 마사회 및 말산업계가 온라인마권을 허용해 달라고 목소리를 한 단계 더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경마중단으로 마사회는 물론 말산업계가 직격탄을 맞아 온라인마권 발매가 더욱 절실해 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말산업계의 타격 극복’이 온라인마권 발매를 허용해 달라는 근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왔다는 점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경마장에 관중 입장이 진행되면 마사회 매출도 살아나고 말산업계도 극한 상황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마권 발매 추진에 힘을 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온라인마권과 관련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목적으로 온라인마권 발매를 도입하자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며 반대 주장을 내세웠다.
송 대행으로서는 온라인마권이 단지 코로나19에 따른 말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언택트시대로의 전환에 발맞춘 대응이자 세계적 추세이고 사행성 감독 강화를 위한 효과적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는 동안 고객만족도 조작, 김우남 전 회장의 폭언 및 부당채용 시도, 마사회 임원들의 황제승마 논란 등 마사회의 도덕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은 송 대행에게 더욱 부담이다.
경마라는 사행산업을 운영하는 마사회로서는 조직의 도덕성 논란이 경마 자체의 사행성과 맞물려 온라인마권 발매를 향한 부정적 여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온라인마권 발매와 관련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시민단체 등 의견도 들었는데 반대의견이 너무 많다”며 부정적 여론을 온라인마권 반대의 주요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송 대행은 올해 10월 이후 마사회 안에 윤리청렴추진협력단을 발족하고 ‘경마 과몰입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윤리경영과 사행성 논란에 적극 대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송 대행은 10월14일 국정감사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의 '온라인마권 발매를 위해서는 마사회의 자성과 새로운 방향 제시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동시에 자구 노력과 변화, 자정의지를 다시 한 번 챙기고 새롭게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