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4분기에도 SKC 4개 사업부문 가운데 배터리소재인 동박(자회사 SK넥실리스)과 반도체소재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SKC는 동박, 화학, 인더스트리소재(필름), 반도체소재 등 4개 부문으로 사업부가 나뉜다.
아직 화학사업 영업이익 비중이 60%가량 높지만 배터리소재와 반도체소재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사장이 배터리소재에 더해 반도체소재도 중심에 두고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2단계 혁신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이 사장의 1단계 혁신은 배터리소재 가운데 동박을 SKC 성장동력으로 키워내는 일이었다.
이 사장은 더 나아가 글로벌 메이저소재기업을 목표로 배터리소재와 반도체소재사업 확장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SKC는 배터리 핵심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양극재를 추가 배터리소재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협력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소재부문에서는 최근 글로벌 2위 중앙처리장치(CPU)기업인 미국 AMD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AMD의 2023년 제품에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기판을 공급하게 됐다.
앞서 SKC는 잇따라 배터리소재와 반도체사업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넥시온에 3300만 달러(400억 원)를 투자해 배터리소재인 실리콘 음극재사업에 진출했고 미국 조지아주에 8천만 달러(950억 원)를 넣어 반도체 글라스기판 생산설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완재 사장은 2025년까지 배터리소재사업 매출 4조 원, 반도체소재사업 매출 2조 원을 목표로 두고 공격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런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이 사장에게는 투자여력과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춰가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SKC는 지난해 1월 동박 자회사 SK넥실리스를 1조2천억 원에 인수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화학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지분 49%를 5624억 원에, 코오롱과 합작사 SKC코오롱PI 지분 27.03%를 3034억 원에, SK바이오랜드 지분 27.94%를 1152억 원에 매각했다.
다만 이런 매각에도 불구하고 SK넥실리스 인수 뒤 동박 생산설비 증설 등 다른 투자로 함께 진행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늘었다.
SKC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30%에서 2020년 말 182%로 증가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같은 기간 1조6054억 원에서 2조1534억 원으로 증가했다.
SKC는 넥시온 투자에 400억 원, 반도체 글라스 기반 생산설비 구축에 950억 원 등 최근에 결정된 투자 이외에도 2025년까지 추가 소재사업 투자, 동박 생산능력 증설(올해 5만2천 톤에서 2025년 25만 톤) 등에 모두 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하면서 신규투자를 집행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뒀는데 이를 지키며 투자재원을 마련하는데 SKC의 우수한 현금창출력은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C는 올해 들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동박, 반도체소재뿐 아니라 화학, 인더스트리소재부문에서도 고른 실적을 내고 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꾸준히 감소해 오다 올해 1분기 말 3310억 원에서 3분기 4106억 원으로 늘어났다.
증권업계에서는 SKC 영업이익이 2021년 4900억 원, 2022년 5200억 원, 6100억 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908억 원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로 3년 동안 영업이익 1조6천억 원 이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SKC는 향후 동박 생산설비 증설 등 지출비용(CAPEX)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이익 창출력 제고 추세를 고려하면 점차 재무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SKC 관계자는 “올해 말 국내 동박 6공장 완공, 말레이시아 동박 생산설비 구축 등 진행되고 있는 투자가 순차적으로 끝나면 여기에서 나오는 성과들로 이익 창출력이 계속 좋아질 것”이라며 “2025년 5조 원의 투자계획도 글로벌기업들과 합작해 진행할 예정이라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