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1-11-01 17: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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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네트웍스 각자대표이사 회장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계기로 아들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경영권 승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사업성과를 내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 사업총괄은 2021년 들어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히 모으고 있지만 지분율이 아직 2%에 채 미치지 못한다. 경영권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렌털 신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
▲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1일 SK네트웍스에 따르면 박상규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단독대표로서 2023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어 최 회장 사임에 따른 경영공백이 당장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런 만큼 오너3세 최성환 사업총괄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입지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에 들어온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데다 1981년 출생으로 젊어 전면에서 기업을 이끌기에는 아직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시선이 많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사회와 박상규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회사의 안정적 경영과 미래 지속적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의 투자관리 및 기업인수(M&A)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조직인 신성장추진본부를 아래에 두고 있다.
신사업분야에서 SK네트웍스의 새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면 최 사업총괄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 사업총괄은 2019년 3월부터 자회사 SK매직 기타비상무이사를, 2020년 3월부터 SK렌터카 기타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 렌털사업을 중심으로 새 사업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가 최근 침구업체 지누스 인수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누스를 인수하게 되면 SK네트웍스는 기존의 가전, 자동차 렌털 뿐만 아니라 침대 매트리스 렌탈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지누스는 아마존, 월마트닷컴 등 미국 온라인 채널을 통해 침대 매트리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점유율 30%가량을 차지하면서 1위에 올랐다.
지누스는 2020년 매출 9895억 원, 영업이익 867억 원을 거뒀는데 매출의 98.3%가 수출로 올렸다.
SK네트웍스는 “장기적으로 공동발전 및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지누스의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다"며 "앞으로 구체적 사항이 확정되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최 사업총괄은 2019년 SK네트웍스 기획실장으로 합류한 뒤 2020년 3월 SK네트웍스가 장기간 운용해 온 직영주유소 부동산과 영업자산을 1조3321억 원에 매각하는 데 기여해 재무 구조 안정화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업총괄은 2021년 10월12일 기준 SK네트웍스의 지분 1.82%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지분으로만 놓고 보면 아버지 최 회장(0.84%)보다도 많다.
최 사업총괄은 올해 초만 해도 SK네트웍스 지분 0.73%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SK 지분을 수차례 매각하면서까지 SK네트웍스 지분을 꾸준히 사들여 1.82%까지 확보했다.
그룹지주사인 SK가 39.12%를, 국민연금관리공단이 8.43%를 들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최 사업총괄이 보유지분 만으로 SK네트웍스 경영권 승계를 하기가 힘들다.
다만 SK그룹은 1998년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사촌형제 사이 공동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는데 SK네트웍스 경영은 최신원 회장에 이어 최 사업총괄이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업총괄은 2009년 SKC에 입사해 SK그룹 오너3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SK 사업지원담당과 글로벌사업개발실장 등을 거쳐 2019년 1월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에 오른 뒤 2020년 12월부터 사업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최신원 회장은 SKC, SK네트웍스, SK텔레시스 등에서 개인 골프장사업 추진과 가족 및 친인척 등에 허위급여 지급, 부실 계열사에 자금지원 등의 명목으로 2235억 원가량을 횡령 및 배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 회장이 10월29일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고 1일 공시했다. 재판부가 연내 최 회장의 재판을 종결하기로 한 데다 임기 만료일이 2022년 3월22일이어서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