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롯데마트 안팎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8일까지 진행하는 희망퇴직은 올해 상반기보다 그 대상이 넓어졌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당시 롯데마트는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근속연수 8년 이상 되는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에 올랐다.
실제로 롯데마트 희망퇴직 대상에 오른 직원 수도 상반기에는 900명가량이었으나 이번에는 1200명가량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희망퇴직 대상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롯데마트는 이번 희망퇴직에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재취업 지원금으로 2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반기에는 없던 내용이다.
롯데마트가 이번 희망퇴직에서 대상 인원을 늘리고 희망퇴직 보상을 확대한 것은 그만큼 희망퇴직을 통한 감원의 필요성이 크다는 내부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점포 12곳을 폐점하고 하반기에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여러 구조조정을 통해 6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올해 다시 부진에 빠졌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에 할인점사업부문(롯데마트, 롭스)에서 매출 2조8996억 원, 영업손실 254억 원을 냈다. 간신히 흑자로 전환한지 반 년 만에 적자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마트가 별도기준으로 올해 2분기에 흑자전환을 한 것과 비교하면 롯데마트의 부진이 더욱 뼈아프다.
롯데마트를 이끌고 있는 강성현 대표로서는 롯데마트 실적을 반등할 만한 적극적 대책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할 수 있다.
롯데마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롯데마트 할인점사업부문 노동자는 모두 1만1900명가량이다. 이 가운데 단시간 노동자 7321명과 기간제 노동자 16명 등을 뺀 정규직은 약 4563명이다. 롭스사업부를 뺀 롯데쇼핑 순수 정규직만 보면 42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경쟁기업인 이마트나 홈플러스와 비교해 인력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마트와 달리 거듭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마트로서 인건비라도 절감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 규모가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에 감원 카드를 또 꺼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마트가 상반기 실시한 희망퇴직에서는 모두 80명가량이 회사를 떠났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하반기 희망퇴직 규모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본인 희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2020년 11월 실시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직급이 전무임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 대표로 발탁됐다.
롭스와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역임하면서 점유율 확대와 흑자전환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것이 롯데마트 대표 발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쇼핑은 강 대표를 사내이사에 올리면서 마트사업부에 더욱 힘을 싣는 모습도 보였다.
롯데쇼핑은 기존에 오너일가와 법인 대표이사, 백화점사업부 대표, 재무책임자 정도까지만 사내이사에 포함했다. 하지만 3월 주주총회 안건에 강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올려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롯데쇼핑이 관행을 깨고 마트사업부장을 사내이사에 올린 것은 백화점과 동등한 위치로 마트사업을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강 대표 개인적으로 보면 롯데쇼핑 이사회 참여를 통해 사내 위상도 높아진 동시에 그만큼 많은 책임도 부여받은 것이었다.
이런 흐름들 속에서 살펴보면 롯데마트의 희망퇴직은 앞으로 강 대표가 실적을 반등하기 위해 인건비 절감 등 체질 개선에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년이 업무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는데 주력하는 시간이었다면 2022년은 롯데마트 대표 3년차가 되는 만큼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디지털 전환 등 회사의 인력 수요 변화에 맞춰 실시하는 것일 뿐 인건비 절감과 관련이 없다”며 “앞으로 신규채용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인재로 인력을 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