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현대차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부분의 판매가 크게 줄었지만 제네시스는 여전히 국내는 물론 주요 해외시장인 미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겸 제네시스 브랜드 사장은 전기차시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며 제네시스의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제네시스가 전기차시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한재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이한재 기자, 요즘 자동차 이야기를 하면 전기차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고급차 시장에서도 전기차시대가 빠르게 열리는 것 같은데 제네시스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까요?
이한재(이하 이) : 지금의 상승세가 조금 더 빨라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제네시스가 전기차 전환에 다른 어떤 고급브랜드보다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9월이었죠.
장재훈 사장이 직접 제네시스 전동화전략을 발표했는데 혹시 어떤 내용인지 아십니까?
곽 : 202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출시를 중단하고 2030년부터는 아예 내연기관차를 팔지 않겠다, 뭐 이런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 맞습니다. 현대차와 비교해 전기차 전환속도가 10년 이상 빠른 건데요.
제네시스를 고급전기차 브랜드로 탈바꿈하기 위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곽 : 2025년이면 앞으로 4년, 2030년이면 10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가까운 미래처럼 느껴지는데
장재훈 사장이 이처럼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 : 전기차시대는 제네시스에 둘도 없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전기차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면서 기존 완성차업계의 질서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전통적 완성차업체가 아닌 테슬라의 성장이 이를 잘 보여주고요.
곽 : 이런 자동차시장의 대변화가 제네시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인가요?
이 : 그렇습니다. 제네시스가 내연기관차시대에는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지녔지만 전기차시대는 다릅니다.
제네시스가 동일선상 혹은 한발 앞서 출발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곽 :
장재훈 사장이 전기차시대를 맞아 준비를 상당히 잘한 것으로 들리는데,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은 어떤가요.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나요?
이 : 전기차가 대세인 만큼 제네시스만 전기차를 준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 모든 고급브랜드가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전통 완성차업체의 고급브랜드 가운데 상대적으로 빨리 전기차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곽 : 구체적 수치로 비교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 제네시스가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한다고 선언하지 않았습니까.
고급전기차를 준비하는 독일3사를 보면 BMW는 2030년 전동화 판매비중을 50%로 늘리고 아우디는 2033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 정도가 2030년 전동화 차량만 생산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제네시스가 비슷하거나 조금 빠른 것인데 적어도 후발주자는 확실히 아닙니다.
더군다나 제네시스에는 전용 플랫폼도 있습니다.
곽 : 전용 플랫폼이라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에 적용된 E-GMP 플랫폼을 말하는 거지요.
최근 제네시스도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첫 전기차 GV60을 국내에 출시했고요.
이 : 네. GV60은 제네시스 전동화전략의 핵심차량으로 꼽힙니다.
전용 전기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로 성능, 디자인, 실내공간 등에서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와 비교해 앞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GV60이 G80에 이은 제네시스의 두 번째 전기차지만 더 큰 기대를 받는 이유입니다.
곽 : 전용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를 양산하는 전통 완성차업체는 현재 현대차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확실히 빠르다고 볼 수 있겠네요.
이 : 맞습니다. GV60은 거기에 더해 제네시스의 불모지인 유럽 고급전기차시장을 공략할 차로도 평가됩니다.
GV60은 제네시스 모델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 가장 역동적 성능을 특징으로 하는데 이 부분이 다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점입니다.
곽 :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아이오닉5와 EV6도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니
장재훈 사장도 GV60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겠습니다. 동시에 부담도 클 테고요.
제네시스 전기차 전환의 중책을 맡은
장재훈 사장이 궁금해지는데,
장재훈 사장은 어떤 스타일의 경영자인가요.
이 :
장재훈 사장을 떠올리면 파격적이다, 이례적이다, 이런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고급전기차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제네시스 사업을 이끄는 적임자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곽 : 아니, 장 사장이 누구기에 이례적이다, 파격적이다는 말이 어울리죠?
이 : 장 사장은 현대차그룹 안에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평가됩니다.
기본적으로 2011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현대차그룹에 몸담은 지 이제 10년이 됐습니다.
그것도 처음에는 현대글로비스로 시작해 2012년 현대차로 옮겨 현대차에서 일한 지는 아직 10년도 채 안 되죠.
장 사장은 제네시스사업본부장과 함께 현대차 대표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2016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한 뒤 현대차 대표이사가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함께 맡은 것은 장 사장이 처음입니다.
곽 : 현대차그룹은 상대적으로 보수적 기업문화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지 않습니까.
이런 곳에서 외부인사가 빠르게 대표까지 오른 것인데 이처럼 단기간에 역량을 인정받았다면 역량을 보여준 지점이 분명 있을 텐데 어떤 점에서 두각을 보였나요?
이 : 장 사장이 인정받는 과정도 현대차의 틀을 깨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 사장은
정의선 회장이 2018년 말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크게 키웠습니다.
장 사장은 2018년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지원본부장에 올랐는데 이후 현대차 기업문화 혁신을 진두지휘하며
정의선 회장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곽 : 기억납니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총괄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기업문화가 크게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습니까.
미래 모빌리티시대에는 ICT기업보다 더 빨리 변해야 한다며 유연한 기업문화를 위해 자율복장, 수시임원인사제도 등을 도입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 : 맞습니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타운홀 미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죠.
곽 : 당시 정 회장이 타운홀 미팅에 직접 나오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를
장재훈 사장이 이끈 거군요.
이 : 그렇습니다. 장 사장은 이후 역할이 점점 확대됩니다.
경영지원본부장에서 2019년 말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직했고 지난해 6월에는 제네시스사업본부장도 겸직하면서 1인3역을 맡았죠.
이후 2020년 말 현대차 대표에 선임됐는데요. 대표에 오르고 나서 국내사업본부장이랑 경영지원본부장에서는 내려왔는데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은 그대로 맡고 있습니다.
곽 : 장 사장을 향한
정의선 회장의 신뢰가 상당히 두텁군요. 아무래도 별도의 본부장을 두지 않으면 업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 : 네. 아마 장 사장이 과거 제네시스사업에 관여한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곽 : 장 사장이 제네시스사업을 맡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군요.
이 : 장 사장은 2018년 말 경영지원본부장에 오르기 전까지 2015년부터 현대차 고객가치담당과 고객채널서비스사업부장 맡아 제네시스사업에 깊게 관여했습니다.
고객가치담당은 현대차 고객서비스를 개선하는 역할로 골프 마케팅 등을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이끌었죠.
장 사장은 지금도 골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때 경험을 살린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곽 :
정의선 회장은 한 번 사람을 믿으면 오래 중용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는데요.
장재훈 사장이 올해 3월 현대차 대표에 오른 만큼 한동안 현대차 대표와 함께 제네시스사업을 이끌 가능성이 커 보이는군요.
이 : 장 사장은 9월 제네시스 전동화 전략인 퓨처링 제네시스도 직접 발표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제네시스 유럽 출시전략도 직접 발표했고요. 앞으로 그 계획들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곽 : 네. 지금까지 제네시스와
장재훈 사장에 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를 출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2025년이면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5년 안에 고급전기차시장이 활짝 열린다는 얘긴데 제네시스가 이 골든타임 안에 승기를 잡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기차 시대에서 더 중요해진 제네시스 사업을
장재훈 사장이 어떻게 이끌지 계속 주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현대차가 그동안 고급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제네시스 성장이 현대차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놓고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