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사업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플레이 투 언(P2E)을 시작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여러 가지 게임 사업모델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레이 투 언이란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금전적 이득을 얻고 게임회사는 그 과정에서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을 얻는 사업모델을 말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위메이드 주가 폭등으로 모든 관심이 플레이 투 언에 쏠려있는 상황이지만 플레이 투 언 외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업모델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며 “특히 중요한 것은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게임회사들이 게임을 활용해 대체불가능토큰 거래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체불가능토큰을 활용한 예술품 거래 등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데 모바일게임의 주요 장르 가운데 하나인 캐릭터 수집형 게임과 대체불가능토큰을 결합하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과 게임을 접목하는 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은 게임빌과 컴투스다.
게임빌은 올해 초부터 가상화폐를 사업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에 지분투자를 한 것이다. 게임빌은 올해 4월 코인원에 312억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고 올해 9월에는 539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아예 코인원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게임빌의 자회사 컴투스 역시 21일 블록체인 게임회사 애니모카브랜즈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22일에는 대체불가능토큰 전문기업 캔디에 약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다른 게임회사들과 비교해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단이 많은 회사이기도 하다.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원을 관계사로 두고 있어 게임 내에서 가상화폐를 채굴할 수 있는 플레이 투 언 모델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뿐더러 북미와 유럽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 수집형 게임인 서머너즈워 관련 지식재산(IP)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규제이슈로 국내에서 블록체인과 게임을 접목한 수익모델을 도입하기가 어려운 만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지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블록체인 사업화에서 커다란 장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플레이 투 언을 미르의전설4에 접목해 화제가 됐던 위메이드 역시 플레이 투 언 방식의 사업모델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 서버에만 적용하고 있다.
송병준 의장이 이미 한 차례 게임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어울린다는 평가도 나온다.
▲ 2003년 출시된 게임빌의 원버튼 모바일 게임 '놈'.
지금은 모바일게임시장이 국내 게임시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이 됐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하드웨어적 한계, 특히 조작의 불편함 때문에 모바일게임시장은 PC온라인게임시장과 비교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송 의장이 게임빌을 설립한 뒤 2003년 출시한 ‘놈’은 원버튼 모바일게임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바일게임시장에 제시했고, 이후 놈의 후속작인 놈2, 물가에 돌 튕기기, 미니게임천국, 액션퍼즐패밀리 등 수많은 원버튼 모바일게임이 쏟아져 나오며 피쳐폰 모바일게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게임빌 관계자는 “블록체인 투자를 통해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 등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게임산업과 블록체인 사이 접점이 확대되며 빠르게 시장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