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 임기를 마친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각자의 부문에서 전문성을 살려 가파른 성장세를 거두고 있는 만큼 연임할지 주목된다.
▲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
27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KB증권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14.30%에 이른다.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며 2020년 11.57%에서도 3%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자산관리부문과 투자금융부문이 고루 월등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은행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하는 데 선봉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433억 원으로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0%가량 늘어난 것이다.
박 사장과 김 사장이 각각 이끄는 자산관리부문과 투자금융부문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호황으로 증권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는데 KB증권은 제대로 올라탔다. 거래대금은 2분기 최고점을 찍었고 3분기 들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교해 좋은 편이다.
박 사장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근 MZ세대를 위한 새 증권거래 플랫폼(MTS) '마블미니'를 내놨으며 26일 진행된 이벤트 추첨방송에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김 사장도 기업금융에서 주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기업공개(IPO)부문에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현대엔지니어링 등 굵직한 기업들의 대표 혹은 공동주관사로 뽑히는 성과를 냈다.
KB증권은 그동안 채권자본시장(DCM)과 비교해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는데 대어급 상장주관을 줄줄이 따내면서 시장의 강자로 올려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각자 대표이사가 나란히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다가오는 연말인사에서 각자대표를 이어갈 지 관심이 모인다.
박 사장과 김 사장은 2019년부터 KB증권을 이끌어왔다. 이에 따라 올해 말 나란히 KB금융그룹에 통상적으로 계열사 대표에게 관례적으로 부여하는 2+1(2년 첫 임기에 1년 연임) 임기를 모두 마치게 된다.
현대증권과 합병 이후 유지해왔던 각자대표체제가 이번에도 유지될 지도 주목된다.
박 사장과 김 사장 이전에도 KB증권은 윤경은, 정병조 각자대표이사체제로 운영됐다.
각자대표체제는 자산관리부문과 투자금융부문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또다른 KB금융그룹의 계열사인 KB자산운용도 올해부터 각자대표체제에서 단독대표이사체제로 전환한 만큼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이 재제심의위원회를 통해 박 사장에게 문책경고 조치를 내린 점도 변수다.
만약 금융위원회 최종결정에서 징계가 확정된다면 박 사장의 연임이 불가능하게 된다.
최종 결정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열리는데 1년 가까이 안건이 미뤄져와 언제 결론이 날지 불확실하다.
박 사장이 징계위기를 넘기고 각자대표체제 변화가 생겨난다면 은행을 포함한 다른 핵심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