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부동산펀드 약정액을 크게 늘리는 등 대체투자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6일 KB자산운용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장이 올해 단독대표를 맡아 KB자산운용에 대체투자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등 힘을 실었는데 결실을 거두고 있다.
KB자산운용의 해외부동산펀드 누적 약정액은 2021년 10월 기준 2조2800억 원에 이르렀다. 2018년 말 5600억 원 수준에서 2019년 1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2조 원을 넘는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이 사장은 2018년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 각자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면서 해외부동산운용본부를 신설하며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를 적극 발굴했는데 이에 따른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KB자산운용은 하반기에 중순위 대출 및 지분 펀드를 추가로 설정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약정액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와 해외를 합한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액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22일 기준 KB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4조1383억 원으로 올해 초 3조6747억 원과 비교해 13%가량 늘었다.
대체투자자산이란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외의 자산을 일컫는 것으로 부동산과 특별자산(인프라, 항공기, 원유, 가스 등) 등을 말한다.
이 사장은 올해 단독대표이사에 올라 부채연계투자(LDI) 조직을 LDI본부와 LDI 전략실로 확대하면서 본부 산하에 대체투자실을 신설하는 등 대체투자에 힘을 실었다.
이 사장은 각자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도 대체투자자산 규모가 2017년 8조 원대였는데 2021년 10월 17조 원대로 2배 이상 올려놨다.
이 사장은 앞서 2017년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할 때 함께 인수된 현대자산운용의 대표이사로 영입되면서 KB금융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현대자산운용이 매각되면서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고 올해 초 단독대표가 됐다.
이 사장은 단독대표로 취임한 뒤 KB자산운용의 실적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쌓으면서 순이익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을 제치고 자산운용업계 2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이 사장은 3분기에도 준수한 실적을 이끌었다. KB금융지주가 내놓은 2021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608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1% 증가한 순이익을 냈다.
이 사장은 1966년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그 뒤 1998년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으나 2001년 공직을 떠난 뒤 메릴린치 투자은행(IB)부문 이사, GE에너지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SK증권 대표이사 사장,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