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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뉴시스> |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가격으로 1조 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비은행사업을 대폭 확대해 신한금융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일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애초 예상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자구안 추진에 다소 숨통을 틀 수 있게 됐다.
◆ 윤종규, 인수가격 승부수
KB금융은 31일 현대증권 지분 22.56%와 경영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가격으로 1조 원 안팎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상인 현대증권 지분 22.56%가 31일 종가 기준으로 3600억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시가의 3배 규모를 제시한 것이다.
투자금융(IB)업계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다”며 “KB금융이 한국투자금융보다 수백억 원 규모로 앞서 비가격적 요소에 대한 검증도 진행됐지만 결국 가격 차이가 승패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KDB대우증권 인수에 실패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현대증권을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이사회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 실패 이후 윤 회장은 KB금융 차원에서 인수조직을 재정비하고 매각을 치밀하게 대비해 왔다”며 “KB금융 이사회도 인수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윤 회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 ‘리딩뱅크’ 경쟁 기반 확보
윤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를 확정지은 직후 “KB금융이 보유했던 ‘1등 금융지주’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임직원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그동안 ‘리딩뱅크’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KB금융의 비은행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리딩뱅크 경쟁에서 신한금융에 밀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42.1%를 비은행사업에서 냈다. 그러나 KB금융은 비은행사업의 비중이 전체 순이익의 33%에 그친다.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3조9천억 원에 이르러 미래에셋대우증권(5조8천억 원)과 NH투자증권(4조5300억 원)에 이어 증권업계 3위에 오른다.
KB금융은 이를 발판으로 비은행사업의 비중을 전체 순이익의 47% 수준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인수를 마무리하면 종합금융지주로서 균형 잡힌 사업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 완성하게 된다”며 “기업투자금융(CIB)과 자산관리(WM) 등 유망한 분야에서 KB국민은행을 비롯한 계열사와 시너지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