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시장이 뜨겁다.
올해 인수합병시장은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래 거래건수와 거래규모 모두 역대급이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국내 기업 인수합병 거래건수는 1922건, 거래규모는 101조48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조 단위가 넘는 대형거래가 넘쳐나고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실탄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기업 인수시장에 뛰어들어 총성없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 사모펀드 중심의 인수합병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주요 그룹들의 활발한 인수합병 참여가 두드러졌다.
인수합병시장을 이끌어가는 톱플레이어 들은 대기업 인수합병팀, 투자은행 및 증권회사, 회계법인, 법무법인, 사모펀드 등 에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대상회사군 사전검토, 마켓리서치 등 거래 이전의 기획단계, 대상회사 선정과 거래소싱, 협상, 실사, 계약이 이루어지는 거래단계, 인수 이후의 통합(PMI) 단계에서 분야별로 고도의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는 언제나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수합병과 투자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고급인재시장이 출렁이기 때문이다.
주요 그룹에서 인수합병과 투자업무를 담당하는 임원들은 누구일까? 헤드헌터들에게 포착된 핵심은 어떤 사람들일까?
삼성은 실질적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조직이 인수합병이나 투자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팀장인 이승욱 부사장, 하만 인수의 주역인 안중현 부사장, 윤준호 전무 등이 주요 임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복귀 이후 비메모리반도체분야 글로벌1위를 천명한 상황이라 관련 분야 대형 인수합병이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삼성 출신 지영조 이노베이션 담당 사장을 중심으로 투자업무를 진행해왔으나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이 지난해 말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등 그룹 차원의 대형투자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인수합병 업무의 키맨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신규 영입된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TaaS본부장 사장도 미래 핵심사업야인 모빌리티사업을 이끌고 있다.
LG그룹은 26년 만의 모바일사업 철수와 전자장비,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는고 있는데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과 글로벌IB 출신 이충섭 상무(M&A 실장)가 그룹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주회사의 홍범식 사장(경영전략팀장)도 베인앤컴퍼니 ICT부문 대표출신으로 그룹 안 주요 인수합병 프로젝트에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K그룹은 인수합병으로 성장해왔는데 SK가 2017년부터 투자형 지주회사로 변신해 바이오, 친환경, 디지털, 첨단소재를 4대 핵심사업으로 삼고 본부단위로 투자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직원 200명 가운데 3분의2가 투자, 인수합병 관련 인력이다.
김양택 센터장(첨단소재센터), 이동훈 센터장(바이오투자센터), 신정호 센터장(디지털투자센터) 박동주 인수합병 지원실장 등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SKE&S 대표로 승진한 추형욱 사장과 황근주 SK바이오텍 대표도 SK 투자센터장 출신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에서 이훈기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경영혁신실에서 인수가 무산된 이베이코리아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산하조직 팀장으로 글로벌 사모펀드 론스타코리아 출신 김승욱 상무와 컨설팅사 PwC 출신 서승욱 상무가 그룹 차원의 인수와 투자업무를 담당한다.
한화그룹도 SK그룹과 함께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그룹을 키워왔는데 김동관 전략부문장겸 한화솔루션 사장이 직할하고 있는 전략부문실이 그룹 비전을 제시하면서 신사업 발굴 등 그룹차원의 사업전략을 주도하고있다. 인수합병 딜은 김동관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전략부문 임원조직을 대폭 강화해서 미래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CJ그룹은 지주사에 인수합병팀이 가동되고 있는데 황득수 상무가 팀을 이끌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인사를 통해 기존에 팀을 지휘하던 이희재 부사장을 교체했다.
이 부사장은 글로벌 IB(골드만삭스, 도이치방크, JP모건) 출신으로 그룹 인수합병팀을 관장하면서 뚜레쥬르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했으나 불발됐다.
강경석 상무는 2018년 재경실로 영입된 BOA메릴린치 출신인데 그룹 차원의 최대 빅딜이었던 슈완스 인수작업을 진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인수합병시장의 큰손이다. 모두 4조3천억 원을 투자해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지분, SK프로야구단을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에서 각각 전략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권혁구 사장의 그룹전략실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거래를 진행한 에메랄드에스피브이는 이마트 안 조직으로 컨설팅펌 출신의 신동우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진요한 전무 (디지털사업본부장) 이준석 상무 (기획담당)가 인수 전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는 차정호 사장이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다. 휴젤 인수를 중간단계에서 철회하는 어려운 결정을 했으며 이후에도 백화점부문 신사업 발굴, 인수합병 업무를 이끌고 있다.
GS그룹은 컨소시엄을 통해 올해 8월 1조7천억 원에 휴젤을 인수했다. 이 인수작업은 허서홍 전무(미래사업팀장)가 이끌어 성사시켰으며 곽원철 상무(프랑스의 에너지 전문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 출신), 황재웅 상무(BCG출신)가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플랫폼, 이커머스기업들도 인수합병 조직을 가동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 전략 인수합병실을 운영하고 김남선 재무리더(해외 인수합병), 이정안 재무리더(소수지분 투자)가 업무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는 배재현 부사장(CIO)과 이성호 이성호 재무기획실장이 인수합병과 투자업무를 맡고 있으며 쿠팡은 네이버와 벤처캐피탈 업계출신 정상엽 투자개발실장이 2015년부터 투자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커리어케어 윤문재 미래본부장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