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새 게임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통해 중국 리스크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글로벌 각국에 직접 서비스하기로 했는데 안정적 수익지역 확대를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1일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퍼블리셔(게임 유통·운영사업자) 없이 직접 서비스하면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는 크래프톤의 흥행작인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모바일 생존경쟁 게임이다. 이르면 11월경 글로벌에 출시된다.
크래프톤은 앞으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통해 거둔 매출에서 앱마켓 수수료와 홍보·마케팅비용을 제외한 모든 금액을 온전히 쥐게 된다.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가 흥행한다면 크래프톤이 얻는 이익도 기존의 주요 수익원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비교해 더욱 많이 늘어나는 셈이다.
김 대표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는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 안에서 배틀그라운드의 독창성을 살려 브랜드 정체성에 적합한 차세대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로 제작했다”고 흥행을 기대했다.
현재 지표를 살펴보면 흥행 전망도 밝은 편이다. 크래프톤은 2월부터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글로벌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9월 기준으로 누적 신청 4천만 건을 넘어섰다.
중국과 베트남에서 사전예약을 받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특히 인도에서 9월 초부터 사전예약을 받기 시작한 뒤 당시 2800만여 건이던 사전예약 신청건수가 가파르게 올랐다. 인도는 김 대표가 주요 수익지역으로 공을 들이는 곳이기도 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사전예약자 수는 압도적으로 많은 수준이다”며 “과금요소가 다양해진 점을 고려하면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비 많은 매출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를 통해 북미와 유럽으로 수익지역을 다변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와 유럽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시대배경으로 북미와 유럽 이용자가 선호하는 근미래를 채택했다. 이용자가 총기를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하는 등 현지에서 인기 좋은 사격게임의 요소도 채용했다.
앞서 크래프톤은 6월 미국에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알파테스트(사전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 사전예약 추이를 살펴보면 그동안 매출비중이 적었던 미국의 사전예약 수도 많다”며 “미국 사격게임시장에서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가 흥행한다면 김 대표는 중국과 관련된 매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는 텐센트와 무관하며 크래프톤이 지식재산 소유주로서 우리의 개발력으로 글로벌 동시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게임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크래프톤과 텐센트가 함께 개발한 게임이다. 중국 텐센트가 글로벌 퍼블리싱을 맡고 있기도 하다. 크래프톤은 텐센트가 만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유사 게임 화평정영에 기술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데 이 수수료의 해외매출 비중도 만만찮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텐센트와 거래를 통해 매출 6425억 원을 거뒀는데 이 금액은 같은 기간 전체 해외매출 8384억 원의 77%에 이른다.
크래프톤은 상장 전 증권신고서에서 “중국에서 게임규제가 확대되거나 현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사업과 재무상태,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중국 정부는 청소년의 게임 플레이를 주말과 공휴일 1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게임시장 규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인도 정부가 부딪치면서 인도에서 텐센트가 운영하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되자 크래프톤이 직접 서비스를 선택한 선례도 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가 출시되면 크래프톤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다”며 “이번 게임 출시로 글로벌 게임사로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