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경쟁사에 기술 우위도 갖춰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충분한 인력을 유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2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미래 배터리산업 인재를 직접 육성하기 위해 국내 대학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여러 국내 대학 전문학과 신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내외 배터리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전문인재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연세대와 LG에너지솔루션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 설립을 발표했고 9월에는 고려대학교와 취업프로그램을 연계한 배터리-스마트팩토리학과를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 미래 경쟁력이 인재 확보에 달렸다고 판단해 전문인력풀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업체들 사이 경쟁도 치열해지는 전기차배터리시장 규모와 비교해 배터리 전문인력은 현재 크게 부족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때문이다.
로이터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업체는 전문기술인력 부족 탓에 배터리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 배터리3사에서 근무하는 석박사급 인력이 실제 필요로 하는 인재와 비교해 3천 명가량 부족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석박사급 연구 및 설계인력은 1천여 명, 학사급 공정인력은 1800여 명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배터리업체들 사이 전문인력 확보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인력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근거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4월까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였다.
SK이노베이션이 당시 LG화학에서 근무하던 배터리사업 핵심인력을 빼갔다는 주장이 나온 것을 계기로 벌어진 문제였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스웨덴 배터리기업 노스볼트는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한국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업체들에서 핵심 인력을 대거 스카우트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노스볼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LG화학 출신 인력이 배터리기술 로드맵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인력유출을 방지하고 신규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배터리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어 인력확보 필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미국 1위 완성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3위 완성차기업 스텔란티스가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해 전기차배터리를 장기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연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430GWh(기가와트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에서만 150GWh 이상을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배터리기업 가운데 가장 큰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필요한 인력도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이르면 2025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기술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전고체배터리는 현재 주력으로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비교해 안정성과 효율성이 모두 뛰어나지만 경쟁사보다 상용화에 먼저 성공하려면 우수한 기술개발 인력을 많이 확보해두는 일이 필수적이다.
김 사장은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진과 대화’에 참석해 미국과 캐나다 한국인 유학생과 현지 경력사원을 대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소개하고 채용 관련 상담을 진행하며 직접 인재 유치에도 나섰다.
배터리 전문기술인력 육성을 위한 별도 교육프로그램 운영도 계획되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전문인력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충북 오창2공장에 전문 교육기관인 LGIBT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11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김 사장은 7월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대회’에서 LGIBT 설립을 발표하며 “우수인재는 기술력의 근간”이라며 “LGIBT를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전문인력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우수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글로벌 배터리 선도기업으로서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