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동산과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공유경제 등 최근 흐름에 따라 부동산영역에서도 운영분야의 시장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부동산을 유동화시켜 이익을 내는 금융상품모델인 리츠시장도 성장이 예상된다.
권 사장은 HDC현대산업개발 경영비전으로 종합금융부동산기업을 내세울 만큼 리츠사업분야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쟁 건설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체개발사업 비중이 높은 점을 발판으로 삼아 리츠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리츠(REITs)는 부동산투자신탁의 줄임말로 부동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펀드를 뜻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 리츠를 통해 기존 건물을 지어 분양하는 것으로 끝나던 사업구조를 분양 뒤 운영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모델로 확장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자체사업이 부동산개발을 통해 시공이익을 얻는 데 그치는 구조였지만 리츠사업은 개발기간 시공이익에 더해 준공 뒤 리츠 상장 차익, 운영기간의 운영수익 배당, 그리고 운영이 종료한 뒤 매각수익까지 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0년 일산2차 아이파크와 고척 아이파크 등 주택형 리츠로 부동산 운영사업을 본격화했다.
일산2차 아이파크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구성한 HDC민간임대주택1호리츠를 통해 공급한 첫 번째 주택형 리츠사업이었다. 고척 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한토지신탁 등이 공동출자자로 참여해 리츠를 설립했다.
권 사장은 올해는 대규모 복합단지개발사업들을 리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4분기 주거복합단지와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용산 철도병원부지 개발, 공릉역세권 개발 등에 착공하고 이들 개발자산을 리츠를 통해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주상복합건물과 호텔, 업무시설 등을 짓는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도 리츠를 통해 진행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사업비만 2조5천억 원 규모다.
앞서 4월에는 1115억 원 규모 성남산단재생 복합지식산업센터 리츠사업도 수주했다.
권 사장이 클라우드기업과 협업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사업 등을 진행하고 물류, 에너지 등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분야의 리츠상품 개발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와 물류시설 등은 리츠시장에서 투자매력이 높은 자산으로 꼽힌다.
권 사장은 아파트 등 민간임대상품이 중심인 리츠사업영역을 복합단지 등으로 넓혀가려고 하고 있다.
민간임대 등 주택형 리츠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다른 리츠상품들과 비교했을 때 매력적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에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은 리츠사업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가 19일 발표한 글로벌 주요리츠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상장리츠들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분야는 물류(5.3%), 데이터센터(4.2%), 헬스케어(3.2%) 등이었다.
같은 기간 일본에서도 물류리츠 주가 상승률이 전주 대비 4.4%, 주거리츠는 3.9%, 오피스리츠는 2.8%, 복합단지리츠는 2.7%, 호텔리츠는 1.5% 등을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상반기 기준으로 주택 도급공사 매출비중이 74.4%에 이른다. 주택건설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런 사업구조는 부동산 경기,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등 대외변수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공급 물량이 2018년 1만1640세대에서 2019년 6390세대로 크게 줄어들면서 성장이 부진했다. 2020년에는 공급 물량이 1만5천 세대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2015년 2만 세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의 자체개발사업 수주잔고는 2017년 4조5650억 원에서 2020년 9조1820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자체개발사업이 전체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7.7%에서 32.3%로 커졌다.
권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동산개발사업 경험을 접목해 종합금융부동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권 사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때"라며 "스마트시티, 에너지, 물류시설 등에 관심을 두고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리츠와 인프라펀드를 통한 운영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활용해 대형 프로젝트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회사의 비전이 종합금융부동산기업이기 때문에 최근 자체사업에서 리츠와 결합해 운영사업을 확대하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노력도 하고 있다”며 “과거 분양에서 끝났던 것을 지금은 장기간 보유하고 운영하면서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