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비상장주식 거래시장 진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은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
19일 KB증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KB증권 모바일 앱에서 비상장주식 거래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B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앱 'M-able(마블)'과 오픈트레이드 비상장주식 거래앱을 연동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KB증권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거래서비스 출시 시기와 방법을 두고 "구체적 진행사항은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오픈트레이드는 2019년 12월 KB증권과 비대면계좌개설서비스 연계 등 업무협약(MOU)를 맺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기업이다. 이후 2020년 초 KB증권 비대면 계좌개설서비스를 연동해 회원들이 KB증권 계좌를 통해 비상장주식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트레이드 관계자는 "KB증권과 협업으로 상당부분 진척이 이뤄진 상태"라며 "비상장기업 투자 플랫폼서비스를 꾸준히 운영해왔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KB증권이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을 공략하려는 배경에는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의 빠른 성장이 있다. 비상장주식시장 진출을 통해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K-OTC(한국장외시장)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K-OTC를 통한 비상장주식 거래대금은 47억300만 원가량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10월19일까지 K-OTC를 통한 비상장주식 거래대금이 2020년 전체 거래대금의 90%를 넘었고 연말까지 두 달 넘게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거래금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이 얻는 수수료수익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기업들과 연계해 해당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은 매매수수료 0.19%~1%를 기업들과 나누는 형태로 수익을 창출한다.
대표적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의 2020년 연간 거래대금은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올해 1월에 발표한 '2020년 K-OTC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0년 거래대금은 1조276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K-OTC를 비롯한 비상장주식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기업공개(IPO)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기업공개 호황으로 대어급 기업의 공모주를 배정받기가 어려워지면서 비상장주식 거래를 통해 기업의 주식을 미리 사두는 개인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공모주 청약 열기를 더했던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 종목들은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에서 확정 공모가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KB증권은 리서치센터에 팀을 신설하면서 비상장주식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디딤돌을 마련해 놓았다.
KB증권은 10월 초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에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은 비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유망 성장기업과 관련해 조사분석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팀이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깊이 있는 리서치자료를 제공해 신규고객뿐만 아니라 KB증권의 기존고객들을 대상으로 비상장주식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