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의 업황악화로 1분기에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를 따라잡고 중국과 일본 경쟁사의 추격도 뿌리쳐야 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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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부진과 가격 하락폭이 예상된 수준보다 심각하다"며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실적에 직격타을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매출 3조7490억 원, 영업이익 58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68.4% 줄어드는 것이다.
HMC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내놓을 영업이익 전망치를 4960억 원으로 더 낮게 잡았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이 거둘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아지는 것은 PC와 스마트폰 등 IT기기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 중국업체들이 모두 스마트폰 출하량을 줄여 반도체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며 "수급이 개선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이 3분기에 아이폰7을 내놓을 때까지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뚜렷한 계기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수요둔화에 대응해 실적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높여 경쟁사 제품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방법 밖에 없다.
박 사장이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제품 생산단가 절감을 위해 D램 미세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3D낸드의 양산수율을 빠르게 안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노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1나노 공정 D램 양산을 2분기로, 3D낸드 본격 양산을 3분기로 앞두고 있어 삼성전자보다 늦다"며 "조기에 수율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삼성전자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 역시 SK하이닉스가 20나노 초반대 D램의 비중을 높이고 3D낸드 생산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 올해 실적개선이 가능한 시기를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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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3D낸드플래시 제품. |
박 사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격차를 좁혀야 할 뿐 아니라 중국 등 해외 반도체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시바와 마이크론, 인텔 등 거대 반도체기업은 3D낸드를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고 올해부터 본격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D낸드의 양산에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생산단가와 수율을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내지 못한다면 이런 경쟁사에 추격당할 수 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메모리반도체에 공격적 진출을 예고한 것도 부담이다. 중국업체들은 정부지원에 힘입어 대규모 비용을 투자할 뿐 아니라 대만의 반도체기업들과 협력해 기술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향후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중국 리스크가 점점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중국기업들의 진출 방향과 시기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