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성 대한조선 대표이사 사장이 하나 밖에 없는 선박 건조작업공간(도크)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정 사장은 도크가 하나밖에 없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힘써 선종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선박 확대에 주력했다.
17일 대한조선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 사장은 도크의 잔여공간을 활용해 기존 주력선종인 중형석유제품운반선과 소형컨테이너선을 동시에 건조하는 투트랙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그동안 도크가 하나뿐이어서 수주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 사장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기술 개발에 힘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대한조선의 도크환경에 특화된 소형컨테이너선 제작기술을 개발했다.
조선업계에선 이런 대한조선의 잔여공간 활용전략을 놓고 정대성 사장이 현장전문가로서 면모를 잘 보여준 사례로 바라보고 있다.
정 사장은 1987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해 인사와 지원뿐 아니라 생산분야까지 폭 넓은 경험을 쌓았다.
특히 그는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생산현장의 애로사항과 문제점을 잘 해결하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조선의 도크 잔여공간을 활용한 제작기술도 직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정 사장의 노력은 최근 수주로 결실을 맺게 됐다. 대한조선 창립 이래 처음으로 소형컨테이너선시장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대한조선은 10월 국내 해운선사 팬오션으로부터 1천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정 사장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영업력을 강화해 추가 수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백신접종의 확대로 각 나라별로 산업재개 흐름이 이어지면서 해운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컨테이너선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조선은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특화된 건조기술로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소형 컨테이너선으로 선종 다변화뿐 아니라 중형LNG추진선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사장은 그동안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강화 계획에 주목하고 LNG와 기존 벙커C유를 동시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선박 제조기술에 힘써왔다.
그 결과 대한조선은 올해 중형조선소로는 처음으로 아프라막스급 LNG추진선을 수주하게 됐다. 아프라막스급은 운임효율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8만~12만 DWT(순수 화물적재톤수)의 액체화물운반선을 말한다.
대한조선은 그동안 벙커C유를 연료로 하는 아프라막스급 석유제품운반선을 주력 선종으로 건조해왔는데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LNG추진선 수주도 성공한 것이다.
정 사장은 올해 초 MBC와 인터뷰에서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이를 빠른 시간에 실현했다.
정 사장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새로 개발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친환경선박사업에 힘을 줄 것이다”며 “또한 LNG연료공급선, 소형가스운반선, 친환경 공공선박 건조를 위해 기술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LNG추진선 수주는 고부가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며 “소형컨테이너선과 LNG추진선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