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를 늘려가면서 서울지역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건설은 기존 도시정비사업의 주축이었던 리모델링에 더해 가로주택정비사업도 본격화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4일 쌍용건설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김석준 회장은 그동안 쌍용건설이 강점을 보였던 리모델링에 더해 도시정비사업의 또 다른 축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355번지 가로주택정비사업 입찰에 참여해 금호건설과 경쟁한다.
이 사업은 지하2~지상19층 높이의 아파트 3개동 18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김 회장은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하면 이후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
쌍용건설로서는 이 사업을 따내면 올해 4번째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함과 동시에 서울에서 처음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게 되는 셈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서울에서 사업을 따내는 것은 단순히 일감을 확보했다는 것을 넘어서는 상징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리모델링에 더해 가로주택정비사업 역시 도시정비사업의 주요 먹거리로 삼기 위해 사업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건설은 올해 5월 800억 원 규모의 부산 태광맨션을 시작으로 6월 512억 원 규모의 경기도 안양 삼덕진주, 9월 686억 원 규모의 부산 온천제2공영 등 3건에 걸쳐 모두 2천억 원 규모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노후 주거지의 기존 기반시설과 간선도로, 보조도로 등 가로망은 유지하면서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정비사업이다.
김 회장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규모는 작지만 리모델링사업처럼 빠르게 사업추진이 가능하는 점에서 매력적 사업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이나 조합 설립, 추진위 구성과 같은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평균 1~3년의 기간이면 사업을 마칠 수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리모델링사업 2건과 가로주택정비사업 3건을 수주해 6천억 원 규모의 시공권을 도시정비사업에서 확보했다.
2020년에 공사비 650억 원 규모의 고양동 1-2구역 재개발사업만 수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들어 도시정비사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쌍용건설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힘을 쏟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2020년 해외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 1조4483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을 거뒀고 영업이익률 0.17%를 보였다.
지난해 10대 건설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안팎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쌍용건설의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은 편이다.
김 회장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 수익률이 15~20% 정도로 나타나는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을 늘리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의 주요 도시정비사업이었던 리모델링시장에 대형 건설사들이 진출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점도 김 회장이 새로운 도시정비사업 발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누적준공 실적 1위에 올라 있는 등 리모델링 시공의 경험이 풍부한데 올해는 대형 건설사들의 리모델링시장 진입이 본격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 영향으로 쌍용건설은 올해 리모델링 수주 7위를 보이며 주춤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