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사장이 LNG(액화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주 사장은 미얀마 군부 쿠테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미얀마 가스전사업 확장이 멈추는 등 골치 아픈 상황에 놓여 있었는데 그나마 가스사업 실적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수요처 중국이 지속적 전력 위기에 직면하면서 동북아시아지역 LNG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겨울철을 앞두고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유럽 가스가격의 상승세 지속 우려로 물량 확보 경쟁이 삼화돼 LNG 현물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6일 일본과 한국으로 수입되는 LNG의 11월 선적분 현물 가격은 열량단위(1MMBtU) 당 56.33달러로 전날보다 42% 치솟기도 했다. 이 지표가 작성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주 사장으로서는 미얀마 가스전사업 확장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LNG 가격 상승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올해 미얀마에서 가스전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해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0년 11월 새 가스전 개발을 위해 평가 시추를 포함해 평가시추 지역 인근에서 추가 자원량 확보를 위해 모두 98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정국이 악화됨에 따라 관련 인력 대부분을 철수시키면서 사실상 진행이 중단됐다. 더구나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가스량 판매도 줄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사업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이 5983억 원, 영업이익 541억 원을 거뒀다.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16.18%, 영업이익은 70.04% 감소했다.
포스코그룹은 LNG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최정우 회장체제 들어 포스코그룹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LNG 관련 핵심업무를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일원화했는데 이런 구상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미얀마에서 추진하고자 했던 LNG터미널사업이 대표적이다.
미얀마 LNG터미널이 마련되면 현지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모아 전남 광양터미널로 보낼 수 있는데 현지 정세 악화뿐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마저도 사실상 멈췄다.
이런 상황에서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판매량도 증가하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수익이 높아질 수 있다.
미얀마 가스전사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포스코인터내셔널 수익을 책임지던 사업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가운데 64.40%인 3056억 원을 미얀마가스전에서 벌어들였다.
현재 중국에서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어 포스코인터내셔널 가스전 사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으로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판매하고 있는 만큼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최근 발전용 석탄가격이 연초보다 50%이상 뛴 데다 석탄 재고마저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산업용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중국에서 전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LNG는 석탄발전과 비교해 탄소배출이 낮아 현재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석탄발전 대체재로 떠오른 만큼 중국에서도 LNG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로 LNG 화물분석 전문회사 케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세계 LNG 수입량에서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5년 8%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주 사장으로서는 올해 실적이 중요하다. 포스코그룹은 계열사 대표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LNG 관련 신사업 추진이 사실상 멈춘 만큼 주 사장의 연임에 실적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 사장이 202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던 배경으로 그룹사 차원의 LNG사업 확대 전략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미얀마 군부 쿠데타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스전사업 개발 재개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지 상황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며 “신규사업과 관련해서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