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대제뉴인에 따르면 손 부회장은 승진과 함께 기존에 권오갑 회장이 맡았던 현대제뉴인 각자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현대중공업의 건설기계 부문의 2025년 매출 10조 원 달성과 글로벌 톱5 진입이라는 목표를 위해 건설기계 관련 회사들의 역할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 부회장은 건설기계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의 각자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대표직은 내려놓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임 손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를 두산그룹의 주력계열사로 키웠다"며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된 후 건설기계 글로벌 톱5 달성이라는 중책을 맡고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설명했다.
손 부회장이 새로 건설기계부문을 이끄는 데 발맞춰 자회사 대표들도 두산인프라코어 출신 인물들로 교체하면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손 부회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손 부회장이 빠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에는 조영철 사장과 오승현 부사장이 맡는다.
오승현 부사장은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의 부사장으로 건설기계 관련 제품개발을 담당했다.
조영철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 관련 일을 오랫동안 담당했던 재무 전문가로 건설기계부문의 재무구조를 다잡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도 기존 공기영 사장에서 최철곤 부사장으로 바뀐다.
최 부사장은 현재 현대건설기계 글로벌공장혁신실장을 맡고 있는데 올해 5월 현대건설기계로 영입된 인물로 그 이전에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생산총괄을 맡기도 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손 부회장은 현대제뉴인과 현대건설기계,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이 기술 관련 시너지 확보와 관련된 작업에 가장 먼저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제뉴인은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연구개발(R&D)부문을 통합 운영하는 것을 지휘하고 국내외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현대제뉴인은 8월25일 통합 기업 설명회를 열고 "단기적으로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공동구매할 수 있는 240여개 품목을 선정함으로써 수익개선에 나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양사가 각각 장점을 지니고 있는 제품의 상호보완 판매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구체적으로 두 회사 연구개발(R&D) 인력의 효율적 활용방안 구축, 굴착기 및 휠로더 '통합플랫폼' 개발 진행, 기술 경쟁력 강화 등 세부계획도 내놨다.
현대제뉴인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추진중인 수소사업과 연계하는 방안과 건설장비용 수소엔진 개발 등도 추진한다.
손 부회장은 1989년 대우자동차에 입사한뒤 2012년까지 몸담으면서 파워트레인 개발과 연구 등을 수행했던 엔지니어 출신 전문 경영인이다.
2012년 당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취임 직후 손 부회장을 직접 영입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로 자리를 옮겼고 2015년 2월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