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환경에 맞춘 인포테인먼트시스템으로 다른 수입차와의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들은 자기 나라 중심의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 불편요소로 꼽혔지만 볼보가 한국 기업과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편의성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이 사장이 이번에 볼보 차량의 안전성에 이어 편의성을 강화하면서 올해 판매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볼보코리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볼보의 주력 모델로 꼽히는 2022년형 XC60이 출시 초반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5일 공식출시 이전에 진행한 사전계약에서 XC60은 2천 대 이상의 계약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모두 2539대가 팔렸던 것과 비교하면 사전계약으로만 지난해 판매물량의 78.77% 규모의 계약을 받은 것이다.
XC60은 볼보의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로 볼보코리아 전체 판매량에서 19.8%를 차지한 주력 모델이다.
이 사장은 XC60에 한국형 IT(정보통신) 기술을 탑재하면서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한국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하면서 XC60의 편의성을 강화한 만큼 앞으로 판매량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이 둘을 모두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수입차들이 티맵 등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적이 있지만 커넥티비티서비스와 통합해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XC60에 장착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국내기업인 SK텔레콤과 2년 동안 협업해 제작한 것으로 이 사장은 이를 위해 3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XC60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누구 오토’와 티맵모빌리티의 내비게이션서비스 ‘T맵 오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등의 기능이 모두 포함됐다.
볼보코리아가 SK텔레콤과 개발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사용하면 내비게이션부터 자동차 공조시스템뿐 아니라 운전자의 전화나 문자, 음악 재생, 뉴스 등 정보검색과 스마트홈 서비스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음성인식률도 대폭 강화됐다.
실제로 이 사장은 9월14일 XC60 출시에 앞서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새 XC60이 중형 SUV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올해 볼보가 판매량 목표를 달성하면 2019년부터 3년 연속 목표를 달성하는 셈이 된다.
이 사장은 올해 초 2021년 1년 동안 1만5천 대의 차량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재 볼보코리아는 1월부터 9월까지 모두 1만1193대를 팔아 판매목표까지 3807대를 남겨두고 있다. 이를 단순계산하면 앞으로 3개월 동안 월평균 1269대 수준을 판매하면 목표를 이루게 된다.
9월에 1259대를 판매한 데다 새 XC60가 출시 초반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다는 것이 자동차업계 시각이다.
올해 판매량 목표뿐 아니라 XC60을 시작으로 신차에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확대해 적용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3위 자리도 노려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볼보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지난해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폴크스바겐에 이어 5위를 차지한 이후 올해는 4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고 있다.
볼보는 9월 월 판매량 기준으로 1259대를 팔아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아우디도 제쳤다.
볼보가 한국 수입차시장에 진출한 지 33년 만에 처음으로 월판매량 순위 3위를 차지하면서 독일차 브랜드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 수입차시장 점유율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가 이어지면서 수입차시장에서도 얼마나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판매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과거에는 프로모션 규모에 따라 판매량이 좌우됐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차량 인도까지 수개월 이상 걸리고 있는 만큼 물량 확보가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