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이사가 브랜드 빌리브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윤 대표는 그룹 내부 일감 의존도를 줄이고 외부사업을 확대해 건설사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수주 경쟁력에 브랜드 파워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유통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을 접목하고 있다.
11일 증권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종 주택규제와 세금문제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주거용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최근 도심 주택공급 확대 차원에서 오피스텔 등의 건축기준을 완화하는 기조를 보여 준주거시설 건축시장의 전망이 밝다.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는 이런 추세가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은 현재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등을 주력 무대로 삼아 빌리브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는데 공급이 많아지면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은 빌리브 브랜드로 대구에 아파트를 건설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일감이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이다.
신세계건설이 준공하고 있는 서울의 빌리브 아카이브 남산, 빌리브 파비오 더 까사부터 부산 빌리브 센트로,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등이 모두 고급 오피스텔 또는 오피스텔과 공동주택이 함께 있는 주거복합단지로 지어진다.
윤 대표는 올해 신세계건설 창립 30주년을 맞아 빌리브 브랜드를 앞세운 ‘제2의 도약’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주택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품질과 시공 기술력은 물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건설사가 전국적으로 굉장히 많고 경쟁도 치열한 시장인데 일반인들은 대형건설사의 대표적 브랜드들만 안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건설의 빌리브는 론칭 3년째의 신생 브랜드로 아직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윤 대표는 2017년 신세계건설 대표에 오른 뒤 2018년 빌리브 브랜드를 만들어 외부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윤 대표는 2014년 신세계가 인수한 편의점사업권 운영회사 위드미에프에스를 3~4년 만에 이마트24 브랜드로 시장에 안착한 주역이다. 신세계건설에서도 빌리브 브랜드 론칭부터 육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 대표가 신세계건설을 맡을 때부터 유통업계에서 보여줬던 경영솜씨를 건설시장에서도 재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신세계건설은 건설업계 최초로 주거브랜드 매거진을 발간하는 등 콘텐츠 마케팅 방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빌리브 매거진은 빌리브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넘어 홈인테리어, 국내외 다양한 주거형태, 폭넓은 분야 인물들의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면서 구독자가 7만5천 명을 넘어설 정도로 좋은 반응 얻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빌리브 뉴스레터에서는 미니멀리즘과 반대되는 ‘클러터코어’에 관한 글, 룸서비스가 없는 평점 4.9점 호텔에 관한 글 등을 볼 수 있다.
신세계건설은 이밖에도 세계적으로 구독자가 1200만 명이 넘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 딩고와 협업을 통해 이색적 생활방식을 소개하고 어울리는 곡을 선보이는 ‘홈플레이’ 콘텐츠 등도 선보이고 있다.
윤 대표는 올해 상반기 빌리브를 앞세운 주거사업분야 수주성과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196% 늘리며 긍정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빌리브는 2018년 론칭 뒤 2020년까지 8천억 원 이상의 주거사업분야 수주실적을 거뒀다.
신세계건설 내부에서도 빌리브 브랜드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지금은 빌리브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기대 이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며 “신세계건설은 예전부터 공공입찰도 하고 민간 외부수주도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는데 앞으로 빌리브도 고객지향적 브랜드로 키워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건설은 2021년 들어 7월 말까지 일감 8731억 원 규모를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수주잔고는 3조345억 원으로 2020년 매출의 3배 수준이고 외부사업 비중도 2020년 하반기와 비교해 17% 증가했다.
다만 신세계건설은 시공능력평가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신세계건설은 2021년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건설회사 시공능력평가에서 37위를 보였다. 2017년 23위, 2018년과 2019년 29위를 한 뒤 30위권대로 밀려나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