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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성월동화'의 한 장면. |
최근 극장가에 볼만한 영화가 없다는 푸념이 나온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때문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지상파의 시청률이 유례없이 30%를 넘길 정도로 인기가 높다 보니 아주 근거 없는 얘기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극장가에 재개봉 열기가 뜨겁다. 영화사에 남을 만한 명작들이어서 30~40대 중장년층 관객에게는 향수를, 10~20대 젊은 층에는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극장가에 따르면 최근 재개봉해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작품은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프랑스 누벨바그의 기수인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쥴 앤 짐(Jules And Jim)’, 양조위와 유덕화 주연의 홍콩 느와르 ‘무간도’다.
모건 프리먼과 팀 로빈스 주연의 ‘쇼생크탈출’ 등 올해 들어서만 벌써 10여 편의 영화가 재개봉돼 대형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재개봉 열기는 4월에도 이어진다. ‘인생은 아름다워’와 ‘비포 선라이즈’, ‘성월동화’ 등이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성월동화’는 홍콩 미남배우 장국영을 추모하며 3월31일 메가박스에서 재개봉된다. 장국영은 13년 전 만우절인 4월1일 거짓말처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성월동화는 장국영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로맨스 영화다. 세월이 흘렀지만 영화 속 장국영은 영원한 청춘의 초상으로 고스란히 남아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2차 세계대전 홀로코스트의 비극 속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한 눈물겨운 부정을 그려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등을 받은 수작이다. 17년 만에 극장에 다시 걸리는 것이다. 개봉일은 4월13일이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시리즈 3부작 가운데 첫 번째에 해당하는 비포선라이즈는 아름다운 도시 비엔나를 중심으로 남녀 주인공의 하룻밤 인연과 설렘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다. 4월7일 재개봉하며 남녀 주인공을 맡은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20년 전 젊고 풋풋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재개봉 영화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이터널 선샤인’이 관객 30만 명 이상을 넘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명작의 가치가 그만큼 생명력이 길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미 TV나 인터넷을 통해 한번쯤 봤더라도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스템으로 다시 한 번 '그 때 그시절의 그 감동'을 맛보고 싶은 수요가 존재한다.
또 3월과 4월이 극장가 비수기로 꼽히는 때여서 신작 수입에 비해 재개봉작들의 단가가 낮은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