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그룹이 메모리반도체사업에 30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지방정부도 대만, 일본의 기업들과 손을 잡고 연합체를 구성해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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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발 반도체의 위협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지방정부와 사모펀드, 외부투자자들로부터 300억 달러(약 35조 원)의 자금을 확보해 메모리반도체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자오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은 “반도체업체를 인수합병하고 중국에 설비를 갖추는 데 투자할 것”이라며 “칭화유니그룹이 반도체사업 규모를 키우면 해마다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웨이궈 회장은 최근 미국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샌디스크 우회인수에 실패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더 공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에 직접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짓기 시작하고 필요한 인력들을 채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수합병이 원활히 추진되지 않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인수합병 대상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생산시설을 갖추는 데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중국 안후이성의 허페이 시정부는 최근 일본 반도체회사 ‘시노킹’과 공동으로 70억 달러(약 9조 원)를 투자해 허페이시에 대형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시노킹은 대부분 대만의 반도체 회사의 인력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정부가 자금과 부지를 투자해 일본의 칩 설계능력과 대만의 양산기술을 통해 최대 반도체 시설을 갖추려는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공장이 2017년에 완공되면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생산량과 맞먹는 생산시설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한발 앞선 기술력을 앞세워 선도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중국정부와 기업들의 잇따른 반도체 진출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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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중국의 투자규모가 천문학적인 규모인 만큼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력확보, 생산인력 확보 등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D램이 74%, 낸드플래시가 43.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업체들의 추격에 따라잡히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기술격차를 벌리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산업은 이미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중국업체들의 성장으로 국내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다음 목표가 반도체로 정해진 만큼 국내 반도체업체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