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들어 9월까지 판매량이 늘었다.
제네시스는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서 10만600대가 팔렸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증가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국내 판매가 기아 3%, 현대차 14%, 한국GM 22%, 쌍용차 34%, 르노삼성차 42% 등 크게 줄어든 것과 사뭇 다르다.
제네시스의 성장률은 수입차와 비교해도 빠른 편에 속한다.
10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국내 판매(1월~8월)에서 제네시스보다 빠른 판매 증가율을 보인 곳은 지프(46%)와 렉서스(35%) 등 2곳뿐이다.
지프와 렉서스 모두 올해 절대 판매량이 1만 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네시스의 판매 증가세는 더욱 빠른 것으로 여겨진다.
제네시스의 성장 속도는 미국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제네시스를 미국에서 모두 3만4320대 팔았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204% 늘었다.
특히 9월에도 323%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완성차시장은 9월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로 전체적으로 판매가 크게 줄었다.
디자인과 성능을 시장에서 인정받은 상황에서 라인업을 꾸준히 늘린 점이 판매 확대의 비결로 평가된다.
9월 미국에서 1년 전에는 판매되지 않던 GV70과 GV80이 전체 판매확대를 이끌었다. 9월 GV70과 GV80은 미국에서 각각 1603대와 1749대가 팔리며 미국 판매의 69%를 차지했다.
장재훈 사장은 이런 기세를 몰아 앞으로도 제네시스 판매 확대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죌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가 현재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고급브랜드로 글로벌시장에 안착해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먼 것으로 여겨진다.
제네시스는 2015년 출범해 글로벌 고급차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이제 막 한국과 미국에 안착했을뿐 주요 고급차시장인 유럽과 중국에는 올해 들어서야 진출했다.
더군다나 장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시장 변화에 맞춰 제네시스의 선제적 전동화 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장 사장은 9월 초 제네시스 브랜드 비전 발표회인 ‘퓨처링 제네시스(Futuring Genesis)’에서 2025년 내연기관차 신차 출시 중단,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2035년 탄소중립이 이루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이는 2045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보다 10년 이상 빠르다.
▲ 10월 국내에 출시되는 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는 현재 세계시장에서 사실상 내연기관차만 판매하고 있다. 7월 G80 전동화모델을 국내에 출시했을 뿐 현재 판매 중인 다른 전기차 모델은 없다.
앞으로 5년 안에 전동화 브랜드로 빠르게 변해야 하는 셈인데 내연기관차 판매 확대는 전동화모델에 앞서 고객과 접점을 늘리며 제네시스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장 사장 역시 고객 맞춤서비스 등을 통해 제네시스의 고객경험을 높이는 데 크게 신경쓰고 있다. 고급차시장은 차량 성능만큼이나 브랜드 이미지도 판매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장 사장 최근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주요 제원과 성능을 공개하며 제네시스 전동화 전환의 본격적 시작을 알렸다.
장 사장은 “GV60는 제네시스 브랜드 전동화를 대표하는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이자 가장 역동적 디자인을 보여주는 모델이다”며 “힘있는 주행성능과 함께 운전자와 교감하는 다양한 핵심기능을 통해 고급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올해 세계시장에서 연간 20만 대 판매를 바라보고 있다. 제네시스는 올해 들어 9월까지 국내외를 통틀어 15만 대 가량을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세계시장에서 약 13만 대를 팔아 처음으로 연간 10만 대 판매를 넘겼다.
장 사장은 퓨처링 제네시스 행사에서 제네시스의 2030년 판매목표로 40만 대를 제시했다. 이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만으로 세운 목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