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북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지사와 경북도 관계자들은 10월8일부터 시작되는 전국체전의 규모가 갑자기 60% 가까이 축소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대규모 체육행사를 통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전국체전은 고등부만 개최하고 방역대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체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종합경기대회로 국제대회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공식대회다.
2019년까지 매년 열렸으나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북도 전국체전 전체가 취소됐다.
2021년 열리는 102회 전국체전은 경북 구미시 등 12개 시·도에서 47개 종목이 치러진다. 10월8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고 장애인체전은 10월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이 지사는 8월11일 '제102회 전국체육대회·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2차 준비상황보고회에서 이번 전국체전을 민생 살리기의 전환점으로 삼고자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1년 이상 계속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민의 피로감이 높은데 스포츠 관람처럼 슬기로운 여가생활로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며 "꿈과 희망의 무대인 전국체전에서 새로운 스포츠 스타가 탄생할 수 있도록 모두의 힘을 모아 대회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아 고등부를 제외한 대학부와 일반부의 경기가 취소되면서 이 지사의 민생 살리기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전국체전 축소로 참가인원은 2만6천 명에서 1만 명으로 줄었다. 개회식 참석인원도 3천 명에서 250명으로 줄어 겨우 명맥만 유지했다.
이 지사는 경북도 전국체전 관계자들에게 지역민들의 실망감을 달래고 숙박업소, 음식점 등 민생 살리기방안을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이 지사는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국체전 참가규모 축소, 무관중 경기운영으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도정역량을 총결집해 대회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우선 숙박업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27일부터 대한체육회의 협조를 받아 참가인원 1인1실 사용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일반부로 예약됐던 숙소를 고등부 예약으로 돌리며 숙박업소 예약 취소율을 낮추기 위한 조처다.
이 지사는 지난 24일 중대본 영상회의에 참석해서도 전국체전 축소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숙박시설 1인1실 사용을 건의했다. 당시 김부겸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이 가용 예산이 남은 만큼 적극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이 지사는 코로나19로 2020년 대회가 취소된 뒤 민생 살리기를 목표로 2021년 대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인공지능 안내·서빙 로봇을 도입하고 경북 전통문화 온라인 생중계를 준비했으며 사전 붐업행사, 도민위원회 출범, 전국체전 공식 홈페이지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운영 등도 준비했다. 성화봉송 역시 각 지역별 50명 미만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 931억 원을 들여 구미시민운동장 등 40개 경기장을 개·보수했으며 구미시복합스포츠센터를 신축하기도 했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회운영비 393억 원도 차질없이 집행해 왔다.
하지만 규모가 줄어들며 아예 대회가 열리지 않는 경기장도 10곳에 이르러 그동안 들인 노력과 지원이 일부 헛수고가 됐다.
중대본의 지시에 따라 이번 전국체전 참가 선수단은 숙소와 경기장 외 이동이 금지되며 지정된 식당만 출입할 수 있다. 이미 예약된 숙소 1만2155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취소되며 지역민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체전을 담당하는 경북도 관계자는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나눈 통화에서 "대회 축소 결정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큰 진전은 없으나 1인1실 준비 외에도 숙박업소에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등 추가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