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 들어 노트북용 올레드패널 라인업을 13.3~16인치에 걸쳐 모두 10종 이상으로 갖추고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객사도 삼성전자 중심에서 중국 레노버(Lenovo), 대만 에이수스(ASUS), 미국 델(Dell), 휴렛패커드(HP)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노트북 디스플레이는 LCD패널이 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올레드패널을 채택하는 노트북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는 전체 노트북 가운데 올레드패널을 탑재한 노트북 비중이 올해 2%에서 2025년에는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시장에서도 올레드패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고객사는 물론이고 일반소비자들에게도 노트북용 올레드패널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활동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TV용 대형 패널은 LCD(액정표시장치)에 집중하고 중소형 패널은 올레드에 집중하는 사업전략을 펴 왔다.
최 사장이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것은 기존 주력시장인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에서 중국 패널 제조사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하는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중국 BOE가 미국 애플로부터 아이폰13에 쓰일 올레드패널을 내년부터 공급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BOE가 몇 가지 품질조건을 충족하면 내년부터 BOE가 애플의 부품 공급사로 포함된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의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동안 아이폰에 쓰이는 올레드패널의 70% 이상을, LG디스플레이가 나머지를 공급해 왔다고 본다.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사업을 TV용(대형)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BOE의 애플 고객사 합류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입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8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또 다른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CSOT로부터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소량 조달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부품 조달처 다변화로 공급사와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원가를 더 절감하기 위해 각각 중국산 패널 조달을 점차 늘릴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많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설 자리가 좁아진다는 뜻이다.
옴디아는 글로벌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올해 77%에서 내년 6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중국 3대 패널 제조사인 BOE, CSOT, 티앤마의 합산 점유율이 15%에서 27%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패널 제조사들은 LCD패널시장의 주도권을 이미 중국에 내줬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LCD사업의 완전 철수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최 사장은 올레드패널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대형 패널사업까지 올레드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조만간 대형 퀀텀닷올레드(QD올레드)패널의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4분기 대형 퀀텀닷레드패널의 본격 생산을 목표로 양산 및 상용화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은 앞으로 시황을 고려해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TV용 LCD패널 생산라인을 대형 퀀텀닷올레드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퀀텀닷올레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초기 양산물량은 8.5세대 패널 기준으로 월 3만 장인데 이는 1년에 TV 100만 대 분량의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LCD패널 생산을 완전히 종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퀀텀닷올레드패널 생산량이 이와 반비례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레드패널은 색 표현력, 화면 주사 속도, 동영상 응답속도, 전력효율 등 여러 기능적 측면에서 LCD패널보다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올레드패널은 발광소자로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만큼 수명이 LCD패널보다 짧고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현상’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 모바일기기용으로는 적합해도 TV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올레드는 올레드패널에 퀀텀닷소재를 더해 이 단점들을 개선한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올레드TV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철회하고 최근 퀀텀닷 올레드TV 생산을 검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사장이 TV와 노트북으로 올레드패널 사업전선을 넓히면서 성장동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셈이다.
최 사장은 5월 열린 글로벌 디스플레이학회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07년 세계 최초로 올레드패널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을 선도해왔다”며 “앞으로도 중소형과 대형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 솔루션을 제공해 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