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애플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됐다.
애플이 새로 내놓은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는 가격대가 상당히 낮으면서도 프리미엄급 성능을 유지해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에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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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애플은 22일 4인치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공개하며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애플은 아이폰SE의 가격대를 업계의 예상보다 더 낮은 399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6만 원 선으로 책정했다.
그런데도 애플은 아이폰SE의 성능을 프리미엄 스마트폰급으로 올렸다. ‘아이폰6S’에 적용한 AP(모바일프로세서) ‘A9’칩을 내장했고 4K급 초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1200만 화소 카메라, 애플페이 등을 아이폰SE에도 탑재했다.
40만 원대의 스마트폰 가운데 가격 대비해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반응이 업계에서 나온다. 사실상 아이폰6S의 화면만 줄여 반값에 내놓은 것과 다름없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아이폰SE의 저렴한 가격대와 성능에 큰 위협을 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를 잇따라 2016년형으로 개편해 내놓으며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SE의 출고가가 갤럭시A시리즈의 출고가보다 소폭 낮게 책정돼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A시리즈 가운데 평균적인 성능을 갖춘 ‘갤럭시A5 2016’의 출고가는 52만 원 선이다. ‘갤럭시A7 2016’은 59만 원, ‘갤럭시A8’은 64만 원으로 시장에 나와있는 상태다.
물론 아이폰SE의 국가별 출고가가 아직 모두 확정되지 않았고 각 스마트폰별 성능과 기능을 단순히 비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애플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4인치 화면의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SE가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을 상당부분 잠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아이폰SE가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겨냥한 전략제품이라며 아이폰 사용자층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고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일정부분 포기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인도 동남아시아 남미 등 신흥시장을 놓고 향후 치열한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신흥시장 공략에 큰 걸림돌을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