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대선후보 경선으로 분주하다.
추석 민심이 어느 쪽으로 향하는지가 국민의힘 경선 승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온가족이 한자리에서 모이게 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정치 이야기가 빠질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줄곧 선두를 달려왔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위를 지킬까? 아니면
홍준표 의원이 역전에 성공할까?
10월8일 본경선에 출전하는 최종후보 4명은 누가 될까?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과연 4위 안에 들어 본경선 티켓을 잡을 수 있을까?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성보미 기자
◆ 윤석열 지킬까, 홍준표 역전할까
곽: 최근
홍준표 의원의 기세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지지율 상승 흐름을 타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국민의힘 예비경선에서는 무엇보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대결구도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 홍 의원 역시 추석 앞뒤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를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데요.
윤 전 총장은 그동안 보수야권에서 압도적 1위 후보로 선두를 달려왔던 만큼 홍 의원의 역전은 그 자체로 엄청난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뢰로 8월 27~28일 이틀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1015명을 대상으로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25.9%, 홍 의원은 21.7%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안에서 접전을 펼쳤습니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윤 전 총장은 2.5%포인트 내린 반면 홍 의원은 1.2%포인트 올라 대조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홍 의원은 한 달 전(7월 30~31일) 조사에서 집계된 16.1%의 지지율과 비교해도 꾸준한 상승흐름에 올라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곽: 구관이 명관이라고 인식한 걸까요?
홍 의원이 다시 상승흐름을 타게 된 배경에는 어떤 점이 있을까요?
성: 홍 의원은 최근 청년층과 중도층의 지지를 얻으면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 의원도 8월24일 페이스북에서 “최근 여론이 급상승한 계층은 20대, 30대, 40대 계층이다”며 “우리당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20대, 30대, 40대에서 지지층들이 급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확장성이 커진다는 것이고 불모지인 호남에서 상승은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호남 분들과 호남 사위에 비롯된 점이 크다고 분석한다”고 말했습니다.
곽: 최근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와 갈등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총장이 MZ세대를 겨냥한 정책 아이디어 공모 캠페인에서 청년층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지요.
성: 네. 8월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지(MZ)야 부탁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였는데요.
캠페인 영상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판 댓글이 줄을 이었죠.
“2030세대의 전폭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랑 그만 싸워라” “당대표가 MZ세대”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았죠.
이런 점 때문에 홍 의원이 외연 확장성 측면에서도 윤 전 총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시선도 나옵니다. 다시 말해 본선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이죠.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8월29일 보도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약점은 외연 확장성이었는데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입당 이후 더 보수적 행보를 보이면서 홍 후보가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며 “경선이 시작되면 ‘반문(반문재인)’보다는 외연 확장 경쟁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곽: 정말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이란 말처럼 돌고 돌아 민심이 홍 의원에 향할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요? 윤 전 총장 쪽에서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성: 물론 윤 전 총장 측에서는 1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여전히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 진영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앞서 인용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를 계속 살펴보면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요. 윤 전 총장은 52.2%, 홍 의원 18.3%로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직전 조사와 비교해보면 윤 전 총장은 55.5%에서 3.3%포인트 하락했지만 홍 의원은 12.3%에서 5.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곽: 여론조사는 흐름을 살피는 것이 중요한데 홍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윤 전 총장으로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듯 합니다.
대구·경북 지역은 어떤가요?
성: 대구·경북에서는 윤 전 총장이 42.6%에서 12.5%포인트 내린 30.1%, 홍 의원은 20.4%에서 8.4%포인트 오른 28.8%로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펼쳤습니다.
곽: 윤 전 총장이 해당 여론조사 기간 공약을 선보이지 않고 잠행을 이어간 탓에 지지율이 주춤한 것일까요?
8월29일 첫 공약으로 부동산 공약을 내놨는데 아무래도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인 부동산문제를 정면 돌파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입니다.
성: 네. 윤 전 총장 측에서도 부동산공약을 시작으로 공약 발표를 본격화하고 언론 노출 빈도를 늘리면 격차를 벌일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7월 말 국민의힘 입당 앞뒤로 공개행보를 이어갈 당시 1일 1구설수에 올랐던 만큼 어떤 실수를 할지 몰라서 1위를 지킨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 본경선 진출할 최종후보 4명은 누구일까
곽: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경쟁구도가 추석 민심을 흔들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11월5일 최종후보를 선출하게 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 경선일정을 고려해보면 그보다는 당장 본경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최종후보 4명이 누구일지 더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 네. 국민의힘 경선일정을 소개해드리면요.
9월15일 1차 컷오프에서 8명의 후보로 좁혀지고 10월8일 2차 컷오프에서 최종 4명을 뽑습니다. 여론조사 방식은 1차 컷오프에서는 국민여론조사 80%, 당원 20%를 각각 반영하는 반면 2차 컷오프에서는 국민여론조사 70%와 선거인단 30%로 적용됩니다.
곽: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에 있는
윤석열 전 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개 자리를 확보했다고 본다면 나머지 2장의 티켓은 누가 차지할까요?
성: 현재 각종 범보수권 여론조사에서 3위에 올라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한 자리를 들고갈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합니다.
유 전 의원은
홍준표 의원과 함께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앞서 언급했던 8월 말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유 전 의원은 직전 조사보다 1.8%포인트 오른 12.1%로 집계됐습니다.
한 달 전인 7월30~31일 진행된 조사에서 8.3%의 지지를 얻은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분명합니다.
곽:
유승민 전 의원은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당내 지지기반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앞서고 있죠. 또한 ‘합리적 보수’, ‘경제 전문가’ 등의 이미지도 확실히 가지고 있어 이런 점들이 일부 지지층의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성: 네. 그리고 유 전 의원은 최근
홍준표 의원과 함께 ‘
윤석열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두 후보 모두 윤 전 총장이 8월29일 첫 공약으로 ‘원가주택’이라는 부동산정책을 내놓자 “좌파보다 더한 원가주택 운운은 기가 막힌 헛된 공약”,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기본주택 같은 허황된 포퓰리즘”이라고 날을 세웠죠.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의 태세 전환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유 전 의원은 8월27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
홍준표가
윤석열을 잡고
유승민이
홍준표를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곽: 유 전 의원이 대선출마를 발표할 때 ‘강하다
유승민’을 내건 것처럼 강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힘쓰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성: 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윤 전 총장이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할 때에도 형평성 논란을 염두에 두고 윤 전 총장에 관한 말을 아껴왔습니다.
하지만 8월23일 윤 전 총장캠프 인사가 이준석 대표를 향해 “
유승민캠프로 가든지”라고 한 뒤로 갈등이 극심해지자 윤 전 총장을 향한 공격 태세로 전환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8월2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와 가까웠단 과거의 인연만으로 오해 받기 싫어서 어지간한 일들은 그냥 참고 넘겼다. 정권교체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지금 분명하게 해둬야겠다”며 “
윤석열 후보는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관해 본인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역선택 방지조항을 놓고도 윤 전 총장을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8월29일 페이스북에서 “무엇이 두려워 시대착오적 역선택 방지를 주장하는가”라며 “‘중도와 진보까지 아우르는 압도적 정권교체’를 말하던 분이 여론조사에서 가장 확장성이 낮게 나오니까 이러는 것 아닌가”라고 적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중도 확장성까지 의심의 도마 위에 올려놓은 셈이죠.
곽: 유 전 의원의 평소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입니다. 그동안 ‘
윤석열 저격수’하면 응당
홍준표 의원을 떠올리곤 했는데 유 전 의원 역시 1위 후보를 때리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려 본경선 티켓을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티켓 하나는 누가 들고 갈까요?
성: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하태경 의원 등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가운데 최 전 원장이 가장 많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하락국면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범보수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살펴보면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고 난 뒤 7월23~24일 조사에서 9.4%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이 당시
유승민 전 의원 8.3%보다 많았죠.
하지만 한 달 만에 지지율이 대폭 하락했습니다. 8월 27~28일 조사에서는 최 전 원장은 3.6%에 그쳤지만 유 전 의원은 12.1%로 급증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원희룡 전 지사는 2.4%, 하태경 의원은 2.0%로 집계되어 여론조사만을 놓고 보면 우선 최 전 원장이 가까스로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다만 추석 민심을 통해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정치신인인터라 정치 기반이 약하다는 한계로 자칫 본경선 진출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네. 4위 티켓을 놓고도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점쳐집니다.
◆ 최재형은 왜 안 뜰까, 윤석열 대안이라는 가치 사라져
곽: 그런데 어쩌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4위 티켓마저 불안한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요?
7월 중순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만 해도 ‘
윤석열 대안’으로 관심을 받으며 단번에 마의 5% 지지율을 넘기기도 했는데요.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못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요?
성: 우선 정치신인이다보니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힙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윤석열 전 총장과 이미지가 겹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에는 도덕성 효과로 윤 전 총장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그때 당시 윤 전 총장은 장모와 아내 의혹 등이 담긴 X파일 논란으로 불안한 후보였죠. 게다가 국민의힘 입당 시기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라 국민의힘에서는 최 전 원장을 대안으로 준비했죠.
하지만 문제는 오히려 최 전 원장 본인에게 있었습니다.
대선출마의 뜻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각종 사안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준비되지 않았다”는 말로 대응하면서 유권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반문재인 정서 이외에 뚜렷한 비전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월성 1호기는 문 정권의 전횡', '언론중재법 반대', '대통령 되면 문 정권 규제 폐지', '코로나19 백신 확보 무능' 등을 외쳤죠.
게다가 8월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는 말로 과도한 보수주의 정치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런 우클릭 발언으로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대부분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중도층이나 진보층에서는 거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스로 본선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만 셈이죠.
곽: 최 전 원장의 한계점을 들어보니 윤 전 총장의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과 겹치는 것이 많아 보입니다.
지나친 우클릭 발언이며 준비 부족, 반문재인 정서 이외에 비전이 없다는 점들이요.
아무래도 대통령선거는 심판적 성격보다 미래를 책임질 후보를 뽑는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 네. 이 때문에 오히려 윤 전 총장의 대안으로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홍준표 의원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더욱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곽: 이런 상태라면 최 전 원장이 4위 티켓을 차지할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 본경선에 진출할 4명의 후보를 놓고 여러 구도를 살펴보았는데요.
과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위를 지킬까요? 아니면
홍준표 의원에게 추격당하고 말까요? 그리고
최재형 전 원장은 4위 티켓을 들고 갈까요?
이 모든 것은 추석 민심에 달려있습니다. 여러분도 추석에 모여서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국민의힘 경선도 눈여겨 봐주시기 바랍니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