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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형 미쉐린코리아 사장이 3월1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미슐랭 가이드' 2017 서울편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브래들리 쿠퍼와 시에나 밀러 주연의 2015년 영화 ‘더 셰프’는 미슐랭 3스타에 도전하는 셰프들의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게 하는 영화다.
미슐랭(미셰린)이 평가하는 레스토랑과 호텔평가서 ‘미슐랭가이드’ 서울판이 연내 출간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호텔외식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슐랭 별점을 몇 개 받느냐는 명성뿐 아니라 곧 ‘돈’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외식업계는 벌써부터 미슐랭 스타 셰프 초빙경쟁을 벌이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일식당 스시조에서 미슐랭 2스타 셰프이자 교토 레스토랑 ‘기온 사사키’의 오너인 히로시 사사키를 초청하는 갈라디너를 진행한다.
호텔신라는 신라호텔서울에서 20일부터 21일까지 미슐랭 2스타를 5년 연속 받은 기쿠치 셰프를 초청해 일식당 아리아케에서 '갓포요리' 등을 선보인다.
호텔롯데도 롯데호텔서울 일식당 모모야마에서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도쿄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하마다야 초청 미식회'를 연다.
더플라자호텔은 4월 말까지 셰프 헌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공식 셰프 출신인 투스카니의 마우리지오 체카토 수석 셰프가 초빙돼 정통 투스카니 요리를 선보인다.
특급호텔들이 세계적 스타 셰프를 초빙할 경우 억 단위의 초빙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들은 대부분 한정된 인원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아 진행하는데 1인당 식대는 수십만 원을 호가한다. 그런데도 예약율이 80% 이상을 넘고 매진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슐랭 효과인 셈이다.
미슐랭가이드를 발간하는 미슐랭은 최근 2017년 ‘미슐랭 가이드 서울판’을 발간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슐랭가이드가 발간되는 세계 26번째 국가이자 일본과 홍콩·마카오, 싱가포르에 이어 4번째 아시아 국가가 된다.
미슐랭가이드는 1900년 미쉐린타이어 창업자인 앙드레 미쉐린과 에두아르 미쉐린 형제가 운전사에게 필요한 각종 식당과 숙소에 관한 정보를 담아 무료로 배포하면서 출발했다.
현재는 세계 레스토랑과 호텔 안내서로 ‘바이블’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으며 연간 60만 부 이상이 팔리고 있다.
미슐랭은 ‘미슐랭 암행어사’로 불리는 직원을 비밀리에 파견해 선정된 도시별로 기초조사를 거치는 것은 물론 해당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직접 방문해 음식수준, 완성도, 가격, 개성, 서비스, 청결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별점을 부여한다.
별의 갯수에 따라 한 개면 ‘요리가 훌륭한 집’, 두 개면 ‘요리를 맛보기 위해 찾아갈 만한 집’, 세 개면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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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더 셰프' 포스터. |
미슐랭 조사원은 미리 일정이나 조사 대상을 알리는 법이 없고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영화 ‘더 셰프’에도 미슐랭 조사원이 레스토랑을 방문해 평가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나온다. 별3개 받기란 좀 과장을 보태면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려운 일이다.
미슐랭가이드의 권위는 곧바로 마케팅에 직접 활용될 수 있고 자연히 매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특급호텔들과 외식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 롯데호텔서울의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 중식당 도림,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과 중식당 팔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스시조가 미슐랭 스타를 받을 것이란 얘기가 나돈다.
특급호텔 관계자는 “미슐랭 스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몇 개를 받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며 “평가기준이 워낙 까다로운 만큼 누구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슐랭 마케팅이 과열될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미슐랭이 아무리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결국 맛집 별점에 불과하다”며 “음식과 서비스는 주관적 요소가 다분해 미슐랭 효과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꼬집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