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형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표이사가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진출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올해 상반기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 진출하면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투자금융그룹에 따르면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위한 준비를 한창 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관계자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스템 정비 등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진출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은 부동산신탁사가 시행사를 대신해 자금조달, 공사발주, 운영 등 개발사업을 모두 총괄한다. 관리업무만 수행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사업보다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위험부담도 크다.
이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키우면서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 대비해 왔다.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은 자기자본 투입이 이뤄지는 만큼 자본력 확보가 중요하다.
또 경력직 위주로 인력충원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9년 신생 신탁사 3곳에 본인가를 내주면서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2년 동안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진출을 제한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올해 10월23일 이후 조치가 해제된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의 신탁보수(수수료)는 3~5% 정도로 관리형 토지신탁의 10배 수준에 이르는 만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한국토지공사를 시작으로 한국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 하나자산운용 등을 두루 거치며 약 20년 동안 부동산신탁부문에서 경험을 쌓은 '부동산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019년 5월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설립되면서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신탁업 진출을 통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수익 다각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2019년과 2020년 모두 적자를 내면서 기대보다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함께 부동산신탁시장에 진출한 신영부동산신탁과 대신자산신탁이 2020년 흑자로 전환한 것과 비교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 8억 원을 내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설립 뒤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담보신탁 보수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증가하는 등 영업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수익률이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에 진출하면 성장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시장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차입형 토지신탁시장의 수탁고는 8조7천억 원으로 관리형 토지신탁시장(69조2천억 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시장의 신탁보수는 2629억 원, 관리형 토지신탁시장은 3879억 원으로 시장 규모에 비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오히려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차입형 토지신탁시장의 신탁보수가 관리형 토지신탁시장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