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이 세계적인 D램 업황의 악화에 대응해 낸드플래시를 새로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과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원가절감과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낸드플래시부문에서 올해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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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박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SK하이닉스가 올해 낸드플래시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경쟁력이 뒤처진 상황에서 수익성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올해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영업손실 6020억 원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450억 원을 냈는데 올해는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주력사업인 D램에서도 전망이 밝지 않다. 올해 D램에서 영업이익 3조110억 원을 거둬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54.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박성욱 사장은 세계시장에서 D램 업황의 부진이 장기화되자 낸드플래시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새 공정인 3D낸드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D낸드 양산을 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이며 도시바와 인텔 등 경쟁사에 비해 시기가 앞선 것이다.
하지만 박 사장은 낸드플래시에서 실제로 시장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거나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데는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D낸드는 기존의 2D낸드에 비해 고성능의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는 여전히 생산능력과 기술 등에서 경쟁력이 취약하다"며 "3D기술 개발에 성공한 이후의 의미있는 진전이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세계시장에서 반도체가 탑재되는 IT기기의 수요부진은 점차 낸드플래시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업체들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박 사장이 낸드플래시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갖춰내지 못한다면 SK하이닉스는 D램 업황 부진에 이어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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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제품. |
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에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선두주자인 삼성전자가 시장지배력을 점점 확대하고 있는 점도 SK하이닉스에게는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3.6%로 3분기에 비해 4.2%포인트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와 샌디스크, 마이크론에 점유율이 뒤처진 상황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지 못할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세계 낸드플래시업체들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모두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낸드플래시시장이 역성장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