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고업계 1위 제일기획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삼성그룹이 14일부터 17개 계열사에서 신입사원 채용절차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제일기획도 포함됐다.
제일기획은 전통적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인문계열 취업 준비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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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이공대생 채용 비중이 높은 반면 제일기획은 인문계생들이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를 발휘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제일기획 공채 지원자들은 예년과 다르게 다소 불안한 심정에서 삼성그룹 공채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기획이 삼성그룹 품을 떠나 외국계 광고회사로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은 15일 해외 매각추진과 관련해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1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 인사말에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어려운 사업 여건 속에서도 M&A등을 통한 견실한 성장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제일기획 매각설에 대해서는 주주들 앞에서 입을 다물었다.
삼성그룹이 해외광고대행사인 프랑스 퍼블리시스와 지분 매각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투자금융업계에서 나온다. 제일기획 주가와 기업가치를 놓고 퍼블리시스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제일기획은 주가가 올해 초만 해도 2만2천 원대 수준을 오갔으나 매각설이 구체화된 2월17일을 기점으로급락해 한달 가까이 1만7천 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퍼블리시스가 현재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는 선에서 인수가격 책정을 원할 경우 삼성그룹 입장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제일기획 시가총액은 3월14일 종가 기준으로 약 2조 원, 기업가치는 1조6천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현재 주가 수준을 기준으로 삼성그룹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매각가는 약 7천억 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20% 이상 떨어진 점, 광고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향후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이보다 2천억 원 이상 높은 1조 원 안팎에서 매각가가 책정되는 것이 적정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기획은 수많은 클라이언트를 둔 서비스업종인 만큼 매각 관련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삼성그룹 입장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