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호타이어 안팎에 따르면 전남 함평 빛그린산업단지와 새 공장부지 계약을 9월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금호타이어 노조)와 임금협상 매듭짓는 과정에서 이르면 9월에 공장 이전을 위한 부지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계획을 제시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현재 생산규모를 유지하고 앞으로 국내 생산물량을 늘리면서 전체 고용보장을 한다는 전제로 광주 공장 이전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으로서는 노조의 동의를 얻어 큰 고비를 넘은 만큼 기존 광주 공장 이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관건은 광주광역시와 얼마나 빨리 기존 광주 공장 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용도변경 문제를 합의하는 데 달려있다.
공장 이전을 위한 부지 계약금뿐 아니라 차세대 제품 생산 등을 위한 공장 건립을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기존 광주 공장 부지 매각을 통해 자금을 대규모로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전방산업인 자동차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로 빠르게 산업이 전환되고 있어 금호타이어도 차세대기술 확보가 중요해고 있는 만큼 광주 공장 이전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는 현재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을 함평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수용했지만 아직까지 기존 공장 터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는 속도보다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사장으로서는 용도변경 문제에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8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호타이어가 광주 관내에서 (공장을) 이전해주길 바라지만 꼭 함평 빛그린산업단지로 가야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시의 확고한 방침은 어떠한 경우에도 기존 광주 공장 부지를 놓고 단순한 아파트 위주의 개발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광주송정역 인근 지역이 KTX투자선도지구로 지정된 만큼 이 종합계획의 범주 안에서 서남권 광역교통과 물류 허브, 산업·업무·주거 융복합지구로 체계적 개발이 이뤄지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금호타이어 공장 부지를 단순히 주택용지로 바꾸는 게 아니라 종합적 개발계획에 따라 적절하게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에서는 금호타이어를 향해 광주 공장 이전에 따른 사회공헌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은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취임한 뒤 광주 공장 이전을 논의하기 위해 이 시장과 만났는데 용도변경을 위해 앞으로 이 시장과 협의기회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광주 공장 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따라 부지 가치가 결정되는 만큼 광주시와 어떻게 개발계획을 조율하는지가 금호타이어 재무구조 개선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부지를 놓고 주택부지로 개발된다면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호타이어가 주택부지 등으로 용도변경 뒤 광주 공장 부지를 매각하면 2조 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금호타이어가 현재 신규공장 건설과 차세대 기술을 위한 투자 등을 위해 1조2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런 자금 수요를 충분히 웃도는 수준인 셈이다.
금호타이어가 용도변경을 통해 광주 공장 부지를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면 정 사장의 주요 과제인 금호타이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정상화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순손실을 봤다. 고금리 차입금이 많아 이자 부담이 큰 점이 순손실을 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광주 공장 부지를 높은 값에 판다면 고금리 차입금을 줄이는 데도 보탬이 된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광주시와 광주 공장 이전문제를 놓고 협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미래 계획이 반영된 공장 이전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