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금융그룹이 KTB네트워크 상장 등 하반기에도 자회사 실적과 사업 추진에서 긍정적 요인이 많다.
KTB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928억 원을 내며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이익을 달성했다.
KTB투자증권 측은 "모든 영업부문에서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부문에 힘입어 성장한 증권사인데 최근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 결과 신규고객 유치 및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부문 실적이 2배 이상 뛰기도 했다.
이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KTB네트워크의 기업공개(IPO)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18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당초 8월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을 세워두고 이에 따른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KTB네트워크 측은 청구서를 제출한 뒤 45영업일 내외로 심사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해 올해 연말경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2020년에 순이익 358억 원을 내며 벤처캐피털(VC)업계 실적 1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543억 원, 순이익 441억 원을 내며 2008년 KTB투자증권에서 물적분할 한 뒤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정원하 나이스신용펑가 선임연구원은 "KTB네트워크는 우수한 운용 성과, 오랜 업력 등에 기반한 업계 내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안정적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최대실적을 달성하면서 향후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KTB네트워크의 기업공개 성공은 모기업인 KTB투자증권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 KTB투자증권의 기업가치도 함께 높아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KTB네트워크 기업가치가 7천억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KTB네트워크 지분 83.18%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문분야인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하는 데도 순항하고 있다.
KTB자산운용이 최근 취득하기로 한 베트남 물류센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해외 공모리츠를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01년 'JW에셋'이라는 이름의 국내 1호 리츠회사를 만든 부동산금융 전문가다.
다만 이 회장은 KTB투자증권이 3분기에 좋은 영업실적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전략을 다듬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55억 원을 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504억 원보다 29.6% 감소한 것이다. 펀드판매에 따른 수익 및 기업대출에 대한 지급보증 등 수수료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2분기 순이익 471억 원을 내 1분기보다 7.51% 증가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하반기 실적둔화 우려가 나오면서 KTB투자증권 주가는 17일 실적발표 뒤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종가는 직전 거래일과 같은 수준인 7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장은 1968년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중퇴하고 부동산신탁사업에 뛰어들었다.
부동산금융 전문가로 국내 최초의 민간 부동산신탁회사인 다올부동산신탁과 국내 최초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자산운용을 세웠다.
이 회장은 2016년 KTB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KTB투자증권에 합류했다. 부동산금융 전문가답게 그룹 계열사인 KTB투자증권과 KTB자산운용 등을 통해 부동산 등 대체투자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