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액정디스플레이(LCD)패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패널을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세트(완제품)업체와 LCD패널을 생산하는 패널업체의 수익성 향방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 프리미엄 LCDTV LG QNED 8K. < LG전자 > |
23일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조사업체 위츠뷰 자료를 인용해 8월 하반월 TV용 대형LCD패널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8월 상반월과 비교해 크기별로 75인치 2.7%, 65인치 4.4%, 55인치 5.6%, 50인치 6.7%, 43인치 9%, 32인치 11.9% 등 낙폭을 보였다.
이는 7월 하반월~8월 상반월보다 하락폭이 확대된 것이다.
8월 상반월 LCD패널 가격은 75인치 패널이 보합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65인치 0.3%, 50인치 2.0%, 43인치 2.0%, 32인치 3.4% 등으로 낮아졌었다.
다만 같은 기간 모니터와 노트북 등 IT기기용 패널 가격은 제자리를 지키거나 소폭 올랐다.
노트북용 패널 가격은 크기별로 8월 상반월 0.8~1.3%, 하반월 0.8~2.1% 인상됐다. 모니터용 패널 가격은 크기에 따라 상승률이 1%이내거나 직전 반월 수준에 머물렀다.
김선우 연구원은 “TV 패널 가격의 하락세는 4분기 중반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IT기기용 패널의 경우 탄탄한 성수기 수요를 바탕으로 차별적 판가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LCD패널 가격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를 비롯한 반도체 공급부족,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디스플레이기업의 생산차질, 실내생활 확대에 따른 TV 수요 증가 등 여러 요인의 영향으로 최근까지 계속 상승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TV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커진 반면 디스플레이기업들은 실적을 확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LCD패널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만큼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하반기 TV사업에서 원재료 가격 부담을 덜어 수익성을 높일 공산이 크다. 반대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기업은 LCD패널사업에서 거두는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다만 LCD패널 가격 동향이 국내 디스플레이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가격 변동이 큰 대형LCD패널은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분야다. 국내 디스플레이기업은 과도한 가격경쟁을 피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 LCD패널 생산을 축소하는 한편 차세대 패널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말부터 차세대 대형 패널 QD디스플레이(QD올레드)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부가가치가 높은 IT기기용 LCD패널과 올레드(OLED)패널 생산을 확대하는 중이다.
위츠뷰는 한국기업의 대형LCD패널 점유율이 2015년 43.0%에서 2021년 9.7%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