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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중동'의 시간, 지지율 하락추세 심상치않아 전열 가다듬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8-20 15: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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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중동’의 시간을 보내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지도 흐름이 심상찮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대통령선거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며 전면수정을 꾀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정중동'의 시간, 지지율 하락추세 심상치않아 전열 가다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20일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의도적으로 공개 활동 빈도를 줄인 채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잠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8일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맞아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을 참배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별다른 공개활동이 거의 없었다. 대선캠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는 나왔지만 육성 메시지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는 다른 야권 대선주자들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은 대중이나 언론과 접촉면을 확대하며 지지 호소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후보들 사이 지지도 싸움은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은 외려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윤 전 총장은 거꾸로 정중동 태세로 전환한 셈이다.

윤 전 총장의 부진한 지지도 흐름이 이런 태세 전환의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정체를 지나 하락세까지 보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의 대선 가상 양자대결 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34%)은 이재명 경기도지사(46%)와 대결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밀렸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동률(36%)로 막상막하의 접전 양상이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의 자체조사로 17~19일 사흘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6887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1001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윤 전 총장은 이 지사보다 앞서나가거나 적어도 대등한 모습을 보였는데 점차 지지도가 빠지는 흐름이다. 이 전 대표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윤 전 총장 쪽은 이런 지지도 흐름을 꽤 심각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윤 전 총장은 보수야권 안에서 압도적 지지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지지층이 단단하지 않다는 게 결정적 약점이다.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반문재인’ 성향의 지지층이 단기간 결집해 형성된 측면이 크다. 오랜 정치활동으로 꾸준히 다져 단단해진 지지기반이 아니다.

반면 보수야권 내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작지만 단단한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일시적 부침에도 꾸준히 버틸 힘이 있는 것과는 달리 윤 전 총장은 지지도에 타격을 입힐 만한 일이 벌어졌을 때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의 대안이 될 주자가 마땅치 않아 보수야권 내 ‘윤석열 대세론’이 유지되고 있지만 지지도 유지를 장담하기 어렵다. 후발주자의 추격이 가팔라지고 윤 전 총장의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윤 전 총장의 입지는 급격히 축소될 수도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사례는 윤 전 총장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황 전 대표는 2019년 2월 당대표에 오른 뒤 한동안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1위는 물론 여·야 모두에서 선두주자였다. 그런데 지지도가 꺾인 뒤로는 좀처럼 회복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윤 전 총장 캠프는 그가 TV토론회 준비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캠프는 이와 별도로 중도층 확산전략을 비롯해 대선공약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아직 변변한 대선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당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될 여러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작은 실수 하나라도 자칫 큰 낭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 전 총장은 말실수를 줄여야 한다. 그동안 잦은 말실수를 점수를 많이 잃었다. 다른 후보의 말실수보다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윤 전 총장 캠프에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만도 현역의원이 18명 합류해 있다. 무게감 있는 원외인사들도 다수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지금의 잠행 시간을 전열 재정비에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도 겉모습과 달리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이 17일 비공개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대선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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