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기업이 베트남에서 성장동력을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사업부가 올해 상반기에 영업이익률 23%를 보이며 든든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베트남에 공장을 세우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왔다.
19일 동화그룹에 따르면 베트남 북부에 세워지고 있는 중밀도섬유판(MDF)공장이 9월 시범 운영을 거쳐 가동되고 4분기부터는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해 동화기업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동화기업은 2021년 상반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410억 원, 영업이익 610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베트남사업부는 매출 85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내며 매출의 19.2%, 영업이익의 32.7%의 비중을 차지했다.
베트남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3.5%를 보여 다른 주요사업부인 소재화학부문이 13.6%, 2차전지사업부 적자와 비교된다.
베트남사업부는 2019년에도 영업이익률 17.1%, 2020년 영업이익률 19.4%를 냈는데 올해 들어 목재 판매가격 상승과 코로나 19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더 높아지고 있다.
동화기업은 2021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9400억 원대를 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동화기업이 2019년에 낸 역대 최대실적인 7599억 원을 갱신하는 수치다.
MDF는 나무의 섬유질을 추출해 접착제와 섞어 열과 압력으로 가공한 목재다. 단단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건축이나 인테리어는 물론 가구제작에도 많이 사용된다.
현재 베트남 MDF시장에서 동화기업의 점유율은 40%대이며 북부 공장의 생산량이 더해지면 50%대까지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화기업은 베트남 국영기업인 VRG와 함께 세운 합작법인 VRG동화를 통해 2008년 처음 베트남에 진출했으며 베트남 남부에 MDF 생산공장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가동을 시작하는 베트남 북부 공장은 동화기업이 51%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VRG동화와는 달리 100%의 지분을 들고 있는 동화베트남이 운영해 수익성도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베트남 북부에서는 신도시 프로젝트 '빈시티'와 스마트시티 개발 등 대규모 도시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베트남 현지매체 징뉴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에서도 2020년에 개정된 부동산 관련법 등의 영향으로 호찌민의 신규아파트 공급이 2022년에는 2021년보다 2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경기부양의 목적으로 대출금리 인하, 인프라 개발 가속화 등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때 한국상공회의소는 베트남사무소와 '기업인 특별입국'의 협약을 맺었고 이에 따라 동화기업도 전세기를 통해 직원들을 보내며 베트남 공장의 생산을 지켰다.
이처럼 베트남 현지에서 동화기업의 신뢰가 쌓여가고 있고 베트남 건설경기 호황이 시작돼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또한 베트남 목재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에서도 주택 건설경기 호황, 인테리어 수요 증가 등에 따라 목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베트남 해관총국에 따르면 2021년 1월~7월 동안 베트남의 목재 및 목제품 수출액은 95억8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
승명호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장에서 신규건설 프로젝트의 준공과 함께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굳건하게 함으로써 리딩기업의 초격차를 굳건히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승명호 회장은 제재소로부터 시작해 동화기업을 일궈낸 고 승상배 창업주의 둘째아들이다.
창업주 승상배 회장은 1948년 동화기업을 설립한 뒤 1985년에 국내 최초로 파티클보드(PB), MDF공장을 건설하면서 동화기업을 국내 1위 목재회사로 만들었다.
승명호 회장은 1984년 동화기업에 입사해 1993년에 동화기업 대표이사, 2011년에 지금의 동화기업인 동화홀딩스 회장에 오르면서 승상배 회장의 뒤를 이었다.
승 회장은 목재사업 말고도 언론, 화학, 중고차, 2차전지 소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현재 핀란드, 호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 태국, 홍콩, 헝가리, 미국 등 9개의 해외법인을 확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