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원 흥국생명 대표이사가 취임 뒤 변액보험 판매에 힘을 줘 한 분기 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변액보험시장에서 중하위권에 머무르던 흥국생명을 단숨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19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변액보험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5월 말 기준 흥국생명의 변액보험 누적 초회보험료는 1082억 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900% 넘게 증가했다.
반기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거둔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983억 원을 넘어섰다.
흥국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미래에셋생명(1조3887억 원)과 메트라이프생명(1988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흥국생명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지난해 5월 말 107억 원으로 업계 중하위권 수준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3위로 뛰어올랐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변액연금 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변액보험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등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변액보험 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것은 박춘원 대표가 변액보험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변액보험 판매에 공을 들인 덕분으로 풀이된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펀드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결정되는 실적배당형상품이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고 증시가 호황인 상황에서 자산배분과 장기투자에 중점을 둔 변액보험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전체 변액보험 연간 누적 초회보험료는 2조2576억 원으로 2020년 5월 누적 초회보험료 8632억 원보다 161% 늘었다.
박 대표는 올해 3월29일 정식으로 취임했지만 지난해 말 대표에 내정된 뒤 경영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2월 초 새해 인사와 포부를 담은 영상을 통해 회사의 목표와 함께 팀별 현안과 전략 방향 등을 공유하기도 했던 만큼 올해 흥국생명의 변액보험 판매 확대 기조는 박 대표의 경영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흥국생명의 변액보험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흥국생명은 6월 인공지능 투자 전문기업 파운트와 제휴를 통해 변액보험에 인공지능서비스를 도입했다.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영하는 펀드로만 구성된 변액연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고객 확보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박 대표는 변액보험 판매 증가를 토대로 흥국생명의 실적을 회복하는데 성과를 내고 있다.
흥국생명은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 1045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78% 증가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는데 박 대표는 취임하고 나서 3개월 만에 가시적 성과를 보인 셈이다. 지난해 생명보험사 전체 순이익이 2019년보다 10.9% 늘어난 것과 달리 흥국생명은 50% 줄어든 358억 원을 거뒀다.
박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다양한 업무를 거친 베테랑 전략가로 꼽힌다.
1962년 경상남도 사천에서 태어났다. 진주고등학교를 마치고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을 거쳐 삼성화재손해사정서비스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6년 4월 흥국화재로 자리를 옮겨 같은 해 10월 흥국생명 경영기획실장을 맡았다. 2016년 12월부터 2019년까지 고려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낸 뒤 2020년 1월부터 흥국생명 기획관리본부장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