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모두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까?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그룹을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키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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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 회장은 지난해 삼성으로부터 한화테크윈을 인수했는데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사들여 완전 자회사로 만들면 방산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지난해 프랑스 탈레스와 체결한 옵션행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한화탈레스의 지분 50%를 사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탈레스 지분은 한화테크윈과 탈레스가 각각 50%씩 소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흡수하면 한화탈레스는 한화그룹의 100% 자회사가 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테크윈 인수를 통해 한화탈레스 지분 50%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탈레스와 잔여지분 50%에 대한 옵션계약을 맺었다.
탈레스는 애초 삼성계열사가 한화그룹에 한화테크윈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 자체를 반대했지만 한화그룹이 탈레스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옵션계약 체결이 성사됐다.
계약에 따르면 탈레스는 6월29일부터 40일 이내에 지분 50%를 미리 정한 가격으로 한화그룹에 팔 수 있다. 이 기간에 탈레스가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반대로 한화그룹이 40일 이내에 탈레스 지분 50%를 지정된 가격에 살 수 있다.
탈레스가 보유한 지분의 장부가격은 2081억 원으로 추정되는데 한화그룹은 한화테크윈을 통해 탈레스 지분을 사기 위한 자금을 충분히 확보했다.
한화테크윈은 보유하고 있던 한화종합화학과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을 매각하는 등 지난해부터 8천~9천억 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화테크윈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2500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탈레스 잔여지분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화텔레스가 주력하는 사업이 탈레스가 주력하는 사업과 다른 점도 한화그룹의 한화탈레스 잔여지분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꼽힌다.
한화탈레스는 열영상감시장비(TOD)와 레이더 등 방산장비에 강점을 갖고 있지만 탈레스는 드론과 항공교통 통제시스템 등 항공·전자부품에 강점을 갖고 있어 시너지가 크지 않다.
한화그룹이 한화탈레스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면 한화테크윈과 방산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화그룹이 탈레스 지분을 매입하는 데 나서는 데 바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인수해 방산분야 1위 기업으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오히려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분을 매각했다.
한화그룹은 1월에 두산그룹의 방산계열사인 두산DST의 인수에 뛰어들었다. 한화그룹은 방산사업 경쟁기업인 LIG넥스원과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이 매각가격이 7천~8천억 원에 이르는 두산DST 인수부터 마무리하기 위해 탈레스 지분 매입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영과정에서 일어난 것일뿐 아직 계획이 없다”며 “옵션행사 여부나 두산DST 인수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결정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