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가 2100억 원 규모의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신설사업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석민 한라 대표이사 사장은 토목 강자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한라의 강점 가운데 하나인 항만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라에 따르면 한라는 2149억원 규모의 부산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신설사업에 본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해양경찰 서부정비창 신설사업’ 공사는 전라남도 목포시 달동 산 181번지 등 허사도 일대에 해양경찰이 사용할 서부정비창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입찰방식은 기술형 입찰로 진행되며 사업범위는 7만6331㎡ 규모로 부지 조성, 안벽공, 호안공, 상가시설, 건축시설, 부대공 등을 조성하게 된다.
9일 이 공사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신청서 제출을 마감한 결과 SK에코플랜트와 한라가 각각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다.
SK에코플랜트는 컨소시엄에서 지분 43%로 대표를 맡았으며 컨소시엄에는 극동건설, 금광기업, 용진, KBI, 신흥건설 등이 참여한다.
한라 컨소시엄은 태영건설, 현대엔지니어링, 금호건설, KD건설, 신진유지건설 등으로 구성되며 한라가 지분 40%를 통해 대표자로 나섰다.
한라는 2018년 2135억 원 규모의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6단계) 축조공사 수주전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SK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고 시공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석민 사장은 이번 사업 역시 그때와 같이 설계시공을 모두 도맡는 기술형입찰 방식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수 있다.
한라는 시공능력평가를 살펴봤을 때 토목항만공사 부문에 강점을 보유한 회사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가 7월 발표한 2021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2020년 주요 공사종류별 공사실적에서 한라는 토목항만공사 부문에서 7위를 차지했으며 2019년 9위보다 2단계 오른 성적을 보였다.
2021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한라의 종합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29위인 것을 감안하면 항만공사분야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인프라와 관련해 공공입찰에서 선도할 수 있는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사장은 기획제안사업을 늘리고 기술형입찰의 대형공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민간부문도 강화하는 인프라 디벨로퍼를 내세우고 있다.
한라는 2018년 부산항 서컨테이너터미널 수주전 이후 올해 3월 진행된 부산항 북컨테이너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3년 만에 기술형입찰에 돌아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3월 이전까지 3년에 가까운 시간 공백이 있었지만 올해에만 2건의 항만 관련 사업에 참여한 데는 이 사장의 전략이 깔려있을 수 있는 셈이다.
이 사장은 "토목분야에서는 앞선 기술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가치 창조자 역학을 수행해가고 있다"며 "한라는 패러다임 변화의 선구자로서 건설과 정보통신(IT)의 융복합 기술개발 등을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인프라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건설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스마트건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한라는 2019년 8월에 착공에 들어간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 공사에 스마트기술을 적용했다.
부산항 서컨테이너터미널에는 지리정보시스템(GIS)를 활용한 근로자 위치 관제, 드론 측량, CC(폐쇄회로)TV를 통한 영상분석,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한 현장관리 등이 도입됐다.
한라 관계자는 "그동안 항만 관련한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했다"며 "수주 경쟁력 측면에서 스마트건설과 관련된 기술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런 면들이 종합적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