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가 대주주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인수합병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반대, 주가상승 등 여러 걸림돌이 남아있어 상장폐지까지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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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식(왼쪽)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사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8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순수 지주회사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앞으로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며 “아트라스BX가 상장폐지된 뒤에 배당 증가, 자사주 소각, 사업지주회사로 변신 등 여러 가능성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앞으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임 연구원은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자체 성장성도 끌어올리고 앞으로 대주주의 승계를 위해 인수합병 추진 의지가 강하다”며 아트라스BX의 상장폐지 후 배당 증가 등으로 인수합병에 필요한 재원을 쉽게 충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타이어그룹의 인수합병은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승계와도 무관치 않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조양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나눠 경영하고 있다. 조현식 사장이 타이어를 제외한 부문을, 조현범 사장이 타이어부문을 맡으며 역할을 분담해 왔지만 최근 각자의 영역으로 업무영역을 넓혔다.
그동안 조현식 사장과 조현범 사장이 각각 비타이어부문과 타이어부문을 나눠 승계하려면 상대적으로 부실한 비타이어부문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이 때문에 한국타이어그룹은 비타이어부문과 타이어부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수합병에 지속적으로 눈독을 들여왔다.
최근 타이어사업과 시너지를 낼만한 매물이 나오지 않아 한동안 잠잠한 상황이지만 언제든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아트라스BX는 최근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해 신속한 의사결정체제를 갖추기 위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8일까지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680만 주(지분율 68.87%)를 주당 5만 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장폐지까지 걸림돌이 많다.
코스닥도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최대주주가 총 발행주식의 95%를 확보해야 자진 상장폐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트라스BX의 최대주주는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아트라스BX의 지분을 31.1%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 KB자산운용(8%)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6.7%) 페트라투자자문(6.3%)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주요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기관 가운데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간다.
KB자산운용은 공개매수가 5만 원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지분율 6.7%) 페트라투자자문(6.3%) 등 다른 기관이나 외국인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상장폐지 소식이 알려진 뒤 급등한 주가도 부담이다. 아트라스BX 주가는 8일 4만9550원에 장을 마쳤다. 공개매수가인 5만 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