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8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를 지킬 수 있을까?
BMW코리아의 판매 부진이 심상치 않다. BMW는 판매량에서 1월과 2월 모두 메르세데스-벤츠에게 뒤쳐졌다.
신형 7시리즈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그동안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5시리즈의 판매도 주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2800여 대 뒤쳐져
8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1월과 2월을 합쳐 총 8085대를 팔았다. 반면 BMW코리아는 같은 기간에 532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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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
지난해 1~2월에도 메르세데스-벤츠가 S클래스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BMW를 제쳤다. 당시 둘의 격차는 1410대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격차는 2759대로 2배 가까이 벌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지난해 12월 말 종료되면서 올해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일제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선방했다. 올해 들어 2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을 9%나 늘렸다.
반면 올해 1~2월 BMW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나 감소했다.
◆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 판매 부진
BMW코리아가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의 판매 부진이 꼽힌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신형 7시리즈를 출시하며 많은 기대를 걸었다. 신형 7시리즈는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 1천 대를 달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판매가 본격화한 11월부터 판매량이 갈수록 떨어졌다. 7시리즈는 11월에 220대, 12월에 185대, 1월에 176대, 1월에 116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BMW코리아는 신형 7시리즈가 글로벌시장에서 출시된 뒤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국내 물량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물량확보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과 연초가 전통적으로 고급 세단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이고 우리나라가 BMW 7시리즈의 주요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물량이 달린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경쟁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신형 7시리즈가 나오면 S클래스의 판매량이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과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S클래스 판매량은 11월 659대, 12월 733대, 1월 989대로 갈수록 증가했다.
플래그십 세단의 판매 부진은 다른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E클래스와 5시리즈 대결에서도 E클래스 앞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모델인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판매에서도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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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
두 차종 모두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판매량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BMW의 신형 5시리즈는 올해 하반기에 글로벌시장에 먼저 출시된 뒤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들어온다. 신형 E클래스는 올해 하반기에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E클래스가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 BMW의 실적을 뒷받침했던 효자모델 5시리즈의 판매는 주춤하다.
E클래스는 지난해 2만 대 가까이 팔리며 5시리즈의 1만8천여 대를 가볍게 따돌렸다. 올해 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E클래스가 3137대, 5시리즈가 1970대로 E클래스가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다.
올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신형 E클래스는 물론 SUV(스포츠유틸리티) 신차를 속속 내놓는 반면 BMW코리아는 올해 신차 라인업도 부족하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올해 SUV의 판매 비중을 기존 10%에서 15%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SUV를 통해 고객층도 확대하고 판매도 늘린다는 것이다.
BMW코리아는 X1의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앞으로 뉴 X5 xDrive 40e, 뉴 330e, 뉴 M2 쿠페, 뉴 740e, 뉴 X4 M40i 등을 국내에 출시한다.
이 가운데 3종은 친환경모델, 2종은 고성능 모델로 판매 비중이 높지 않은 모델들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