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월에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보다 더 어두운 진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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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가 2월 수출액(잠정)이 364억1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했다고 밝힌 1일 오후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항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
한국개발연구원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내수 경제지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경기 하강을 우려하는 표현이 경제동향에 쓰인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월 경제동향에서 일부 경제지표의 부진을 지목했지만 당시에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제시했다. 1개월 만에 성장세가 실제로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한 셈이다.
경제동향에 나온 경제지표들을 모아 보면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해 1월보다 1.8% 늘었다.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산업생산 증가율 2.6%보다 더욱 많이 감소했다.
1월 제조업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줄었다. 지난해 12월의 1.7%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수출 출하의 감소폭이 지난해 12월 4.2%에서 올해 1월 7.4%로 커졌다.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해 지난해 12월보다 증가폭이 약간 커졌다. 그러나 서비스업생산은 지난해 1월보다 3.0% 늘어나 지난해 12월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8로 1월의 100보다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가면 향후 민간소비 증가세의 둔화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경기부진의 원인으로 수출 감소를 꼽았다.
2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줄었다. 수출액은 사상 최장인 14개월 동안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한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는 대외여건이 빠르게 악화되면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약해지면서 수출도 크게 줄어들어 광공업 생산과 출하 부문의 부진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