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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X파일에 국민의힘 호랑이 굴로, 집권 터전되나 잡아먹히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7-30 16: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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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X파일에 국민의힘 호랑이 굴로, 집권 터전되나 잡아먹히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한 뒤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거세지는 검증 공세와 주춤한 지지도에 대응하려면 국민의힘 입당이 유리하다고 본 셈인데 국민의힘이 윤 후보의 든든한 근거지가 될지, 호랑이굴이 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윤 후보는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권영세 의원(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 입당원서를 냈다.

그는 “정권 교체를 위해 제1야당에 입당해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게 도리”라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전격 입당의 배경을 놓고 “불확실성을 계속속 안고 가는 게 혼선을 빚고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심한 지는 몇 시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윤 후보는 정치적 거취를 두고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했다. 특히 입당문제와 관련해 애매한 태도로 일관한 탓에 '지나치게 간을 본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런데 행동에 옮기는 속도는 전광석화 같았다. 애초 윤 후보의 입당 시점을 두고 8월 초, 8월 중순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그보다 이른 7월 끝자락에 전격적으로 입당했다.

보수야권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당 밖 대선주자로 활동하다 11월경 국민의힘 경선을 통과한 후보와 최종 후보단일화를 하는 방안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른바 ‘윤석열 X파일’ 의혹 등 각종 네거티브 공격에 홀로 대응하기에 힘이 부친다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정당이라는 울타리가 절실해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내부에는 산전수전을 모두 껶은 선거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네거티브 공세을 함께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그동안 윤 후보는 당 밖에서 독자행보를 하며 점수를 얻기보다는 잃은 쪽에 가까웠다는 사실도 입당 결행의 중요한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소외될 가능성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선이 시작되면 정치권과 여론이 윤 후보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들을 주목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기간 내내 경선 이벤트에 상응할 만한 이슈를 제시해야 하지만 지금 캠프의 역량만으로 그게 가능할지 장담하기 쉽지 않다. 경선을 진행하는 동안 윤 후보가 관심에서 멀어지기라도 하면 자칫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은 처지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힘 입당에 따라 참여하게 되는 당내 경선은 꽃길 보다는 자갈밭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은 9월15일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8명의 후보만 추린다. 2차 예비경선에서 본경선 진출자를 4명으로 압축한 뒤 11월9일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대략 3개월이 걸리는 머나먼 여정이다.

이 기간에 X파일 의혹 등 네거티브 공격은 당 내부에서 더 살벌하게 펼쳐질 수 있다. 이른바 내부 총질은 외부 공격보다 대응하기 더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외부공격은 '야당 탄압'이나 '정치 공세'라고 맞대응할 수 있지만 당내 공격은 강하게 맞받아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기도 어려운 법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가족‧사생활 의혹 등이 불거지며 대세론이 겪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28~29일 부인 김건희씨와 관련된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 기자와 유튜버 등을 잇달아 형사고발했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법정 공방이 진행될 텐데 당내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이 집요하게 이 문제를 파고들 가능성이 높다.

윤 후보를 제외한 당내 대선주자는 현재까지 11명이다.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구도다. 대개 선두주자에게 견제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지금의 구도는 윤 후보로서도 부담이 크다.

윤 후보가 입당하기 전인 29일 국민의힘의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이미 그를 향한 다른 후보들의 강한 견제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안상수 후보는 “장외에 있는 이가 우리 당 당협위원장들을 유인하고 바로 그날 치맥파티를 해 국민 앞에서 회담이라고 희희덕거리냐”고 윤 후보를 저격했다.

김태호 후보도 당내 ‘친윤석열계’를 거론하며 “계파정치 부활이 우려된다”며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이합집산하게 되면 경선 이후 오합지졸이 된다”고 짚었다.

경선이 본격화할수록 다른 후보들의 윤 후보를 향한 집중견제가 심해질 것이란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홍준표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가장 위협적인 윤 전 총장 저격수로 꼽힌다.

홍 후보는 이미 2017년 대선후보에도 출마했을 정도로 오랜 정치경험을 지니고 있다. 언변이 좋을 뿐만 아니라 날카롭고 공격적이라 TV토론 등에서 상대방을 곤란하게 한 일이 많다.

홍 후보는 그동안 이미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벼락출세해 검찰총장이 됐다는 점,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을 이끈 장본인이란 점, 가족과 사생활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대통령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내놓놨다.

홍 후보는 이날 윤 후보의 입당을 접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기쁜 날이다. 윤 후보의 입당을 환영한다”면서도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상호검증하고 정책대결을 펼쳐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가 원팀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도록 하자”고 말했다. 그의 '환영'이라는 말이 다른 뜻으로 들린다고 정치권 인사들은 입을 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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